@소통잡화점 843
<틱틱거리는 상사 대처법>
1.
“기획안 내용이 이게 뭐예요. 기본구성부터 다 엉망인데, 전부 다시 해오세욧.”
아침부터 팀장님 또 시작이다. 아무리 봐도 업무에 큰 문제는 없는 듯한데, 도무지 어떻게 비위를 맞춰야 할지 감도 안 잡힌다. 좋은 해결방법이 없을까.
2.
아랫사람에게 유독 까다롭게 구는 상사가 있다. 특별히 잘못한 행동이 없어도 기어이 트집을 잡아 싫은 소리를 한다. 저렇게 허구헌 날 남과 부딪히면, 본인도 엄청 피곤할 텐데 은근히 즐기는 듯 보일 때도 있다.
팀장님에게도 속사정은 있다. 나름 열심히 노력하며 최선을 다하지만, 주위에서 자신의 공을 인정해주지 않을 때가 많다. 회사에서 상무님 전무님이 무시하거나, 가정에서 배우자나 자녀 또는 시댁처가 식구에게 대접받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3.
한마디로 인정욕구다. 누가 지나가면서 어깨를 툭 치고 “이팀장, 많이 힘들지? 잘 해내고 있으니까 기죽지 말라구.” 한마디만 던지면 금방 울음이 터질지도 모른다. 팀장님의 이 마음을 조금만 헤아리면 해결책도 금방 떠오른다.
그의 능력을 인정한다는 신호를 보내면 된다. 진짜 인정하든 아니든 상관없다. 상대가 그렇게 생각하도록 느끼게 하면 그만이다. 큰맘 먹고 심호흡한 뒤 먼저 찾아가 말을 꺼내보자. “저, 팀장님. 말씀하신 기획안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서요. 이러이러한 자료 참고해서 이렇게 고쳐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4.
안다. 생각만으로도 벌써 손발이 오그라들고 속이 메슥거릴 수 있다. 팀장님 전투력이 그리 높아 보이지도 않는데, 구태여 찾아가서 물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행동은 아닌지 영 불편하다.
조언을 구하는 행동은 그 자체로 많은 의미가 있다. 당신의 능력을 높이 산다는 존중과, 나의 부족한 점을 인정한다는 겸허를 함께 암시한다. 코가 비뚤어지게 소주마신 뒤, 노래방에서 이마에 넥타이 동여매고 친구가 되라는 말이 아니다. 그저 조언한마디 부탁하는 그 행동이 전부다.
5.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 회사에서 가정에서 나를 돌아볼 틈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나에게 다들 너무들 한다. 하루하루 우울하고 괴롭다. 이 와중에 나한테 계속 깨지는 김대리가 도움을 청한다면 얄미워 보일까? 점심시간도 잊은 채 열변을 토하며, 지난 10년 기획안파일을 전부 살펴볼 지도 모른다.
이 방법은 팀장님이 이대리에게도 똑같이 쓸 수 있다.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온 듯 비뚤어질 테다 시전하는 박대리에게, 우리 사무실 발전방향에 대해 의견을 물어본다. 처음에는 흠칫 놀라겠지만 이내 진지모드로 바뀐다.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고 인정받는 대로 행동하는 법이다. 그 유명한 피그말리온 효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