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6 <아무리 애써도 변하지 않는다면 역치 때문>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1406

<아무리 애써도 변하지 않는다면 역치 때문>


1.

“진짜 운동 열심히 했거든요, 도대체 왜 체중이 줄지 않을까요?”


일주일에 한 번 헬스클럽을 꼬박꼬박 나갔다고 하셨다. 한 번도 거른 적 없다며 억울해하시기까지 한다.

운동 안 하던 분이 이 정도 하셨으면 훌륭하다고 칭찬부터 해드린다. 이어서 놓치신 부분을 설명한다. 바로 '역치'다.


2.

변화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수록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본인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한다고 느끼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강도가 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들은 그리 애쓰지 않아도 금방 효과를 본다고 생각하며 왜 나만 이토록 더딘지 답답해한다. 더 간절히 바란다고 해서 결과가 빨리 나타나지는 않는다.


의학에 ‘역치(threshold)’라는 개념이 있다. 효과가 나타나는 최소 기준점을 말한다. 어떤 약을 복용할 때 그 효과를 보려면 이 정도 약물농도 이상은 나와야 한다는 의미다. 하루 두 알이 역치인 약을 반 알씩만 먹으면 1년이 지나도 아무 효과 없다.


5인분 라면 끓일 물을 담은 뒤 냄비 아래에 달랑 라이터하나 켜고 기다리면 하루 종일 지나도 물은 끓지 않는다.


3.

신기하게도 이 원리는 우리 삶의 여러 가지 상황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다이어트든 공부든 인간관계든 습관 형성이든 모든 일에는 ‘변화의 역치’가 존재한다.


그 기준이 되는 역치를 넘지 못하면 아무리 오랫동안 땀 흘리고 노력해도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깜빡 잊고 가스불을 안 켜든 불을 약하게 켜서 99도까지만 올라가든 물이 끓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 사람의 자율성을 믿고 간단하게 틀린 내용만 슬쩍 알려주었지만 3개월째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제는 변화를 위해 질책을 하든 더 강한 교육을 하든 다른 방식을 택해야 한다.

“화내지도 않고 정말 좋은 말로 잘 타일렀거든요. 이렇게 오래 기다렸는데도 그대로라면 김대리 잘못이 맞죠?”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당신의 교정방법과 강도가 그 사람 역치 수준 이하였을지도 모른다.


4.

“매일 단어 10개씩 외웠는데 영어가 잘 늘지 않아요.”

정체기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상황도 역치의 관점으로 다시 해석해보아야 한다.


초등학생은 단어 몇 개씩만 외워도 금방 실력이 는다. 이미 영어공부를 웬만큼 한 성인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려면 그 정도로는 어림없다. 수준이 높아질수록 역치도 올라가니 더 큰 자극이 필요하다.


“잘 알겠습니다, 이제 정말 열심히 해볼게요.”

무조건 강도만 높인다고 능사는 아니다. 일단 그 방법이 적절해야 하고 또한 그 강도를 꾸준히 감당할 수도 있어야 한다.


엉뚱한 방법을 쓰면 아무리 강하게 하더라도 효과가 없다. 마음이 급해서 초고수의 행동을 무작정 따라 하다가 몸이 버티지 못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난다.


5.

노력과 노오력의 차이는 어디에 있는가. 보통 강도만 높이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역치를 넘을 수 있는 제대로 된 방식과 강도가 맞았는지부터 잘 따져봐야 한다. 나름의 원칙을 정해놓고 애를 쓴 뒤 아무 변화가 없다며 혼자 지쳐버리면 너무 안타깝다.


역치 이상의 노력을 잘하고 있는지 여부는 스스로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작은 변화라도 계속 느끼고 있으면 제대로 가고 있다는 뜻이다.


*3줄 요약

◯모든 변화에는 '역치'라는 최소 기준점이 존재한다.

◯역치를 넘지 못하면 아무리 오래 노력해도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올바른 방법과 충분한 강도로 역치를 넘어야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



카드뉴스250603_yellow.png


작가의 이전글@1405 <입장 바꿔 생각하는 정말 쉬운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