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2 <노력파 vs 운빨론자, 둘 다 반만 맞다>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1412

<노력파 vs 운빨론자, 둘 다 반만 맞다>


1.

“계속 노력하라고 하시는데 벌써 번아웃이 되었다고요. 운도 중요하지 않나요?”

“요즘 젊은 세대는 너무 노력을 안 해요. 편하게 지내려고만 들어요.”


이상하지 않은가. 똑같은 현실을 두고 어쩌면 이렇게도 정반대로 해석할 수 있을까. 한쪽은 무한 노력을 외치고 다른 쪽은 운을 강조한다.


둘 다 틀리지 않았지만 정답도 아니다. 노력과 운은 모두 중요하다.


2.

노력파는 주로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이던 시절에 사회생활을 거쳤다. 노력과 성과는 인과관계가 분명했고 비교적 변수는 적었다.


기회는 널려 있었고 결과는 자기 하기 나름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성과가 순전히 노력 덕분이라고 강변한다. 그런데 그들이 놓치는 결정적인 부분이 있다.


그들은 운의 도움 없이 노력만으로 해냈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시대를 만난 자체도 엄청난 '운'이라는 사실이다. 과연 그들이 지금 시대에 같은 노력을 기울였어도 비슷한 성과가 나왔을까. 부모나 환경조건보다 더욱 강력한 시대적 운의 힘이 있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선진국 초입에 접어들었다. 세상은 더 이상 요동치지 않고 기회도 그만큼 줄었다. 벌써 저성장시대 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예전의 성공방정식이 지금도 통한다는 주장은 너무 억지스럽다.


3.

운빨론자들도 간과하는 측면이 있다. 사람들은 ‘운’을 일확천금이라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노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로 위로를 받으면 갑자기 반대쪽 극단을 떠올리기 쉽다.


투자를 빙자한 투기로 ‘역전’을 노린다. 처음부터 목표 자체가 효율이나 성과가 아니라 ‘9회 말 투아웃 이후 대역전 드라마’다.


그렇게 낮은 확률의 투기에 실패한 뒤 패자부활전 기회를 당당히 요구한다면? 과연 이 때도 사회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창업을 권장하고 엔젤투자를 활성화하자는 의견을 도덕적 해이 속에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는 말로 착각하면 곤란하다.


4.

“성공한 사람들은 운이 존재하지 않는 척하고, 실패한 사람들은 운이 전부인 척한다.”

미국의 기업가인 라이언 홀리데이는 운에 대한 양쪽 극단의 위험성을 모두 지적하고 있다.


그 외에도 결과에 대한 운의 영향력이 크다는 연구 결과는 많다. 연구에 따라서는 운과 외부요인이 더 중요하다거나 국가별 생각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결론이 나오기도 한다.


다만 성급한 결론은 금물이다. 같은 연구에서 시간을 두고 추이를 분석한 후 다른 결과를 보고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운의 영향력이 줄고 재능과 노력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내용이다.


이 말은 곧 ‘3루에서 태어난 사람’이 처음에는 월등히 앞서 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격차는 점점 줄어든다는 의미다. 운과 외부요인은 내 힘으로 어쩔 도리가 없지만 적어도 노력만큼은 내가 통제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5.

“그럼 노력을 하라는 말씀인가요, 하지 말라는 말씀인가요?”

온갖 연구결과 다 필요 없다. 결국 당사자에게는 이 한 문장이 핵심이다.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되, 그 노력의 성과가 금방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단기전이 ‘운빨’이라면 장기전은 ‘노력빨’이다. 열심히 노력했다면 지금 당장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자책하거나 스스로를 들들 볶을 필요는 없다.


어느 순간 운이 스쳐 지나갈 때 그 노력의 열매가 시차를 두고 뒤늦게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말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며 기다리면 된다. ‘준비가 기회를 만날 때 비로소 운이 찾아온다.’ 세네카의 말을 기억하자.


*3줄 요약

◯노력파는 좋은 시대를 만난 운을 간과하고, 운빨론자는 투기를 운으로 착각한다.

◯단기적으로는 운, 장기적으로는 노력의 영향력이 커진다.

◯최선을 다해 노력한 뒤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 운은 반드시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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