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8 <질문해야 할 때도 있지만 통보해야 할~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1458

<질문해야 할 때도 있지만 통보해야 할 순간도 있다>


1.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요?”

“훌륭합니다, 다만 제 나이대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좀 걱정은 되네요.”


팀장이 새로운 프로젝트 기획에 대한 PT를 마치고 팀원들에게 의견을 묻는다. 다들 눈치만 보고 있는 와중에 김대리가 한마디 꺼냈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김대리가 업계상황을 잘 몰라서 그러는데요...”

김대리는 황당하다. 그렇게 말씀하시려면 도대체 질문은 왜 하셨는가.


2.

조금 더 적나라한 사례를 들어보자. 예산을 얼마로 정하면 좋을지 회의 중이다. 팀장이 적당한 금액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김대리 : “100만 원이면 괜찮지 않을까요?”

팀장 : “안되죠, 너무 많아요.”


이대리 : “70만 원이면 어떨까요?”

팀장 : “너무 적은 듯한데요?”


박대리 : “그럼 얼마가 좋다고 생각하세요?”

팀장 : “85만 원 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대화를 한 번 ‘당하고’ 나면 그 짜증스러운 후유증은 꽤 오래간다. 이미 속으로 결정한 내용이 있으면 대놓고 말하면 된다. 상대방 약 올리듯 간 보는 질문만 반복하면 졸지에 놀림감이 된 기분마저 든다.


3.

팀장은 혼자 생각한다. ‘나처럼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리더는 없을 거야. 예산 결정 같은 내 권한의 일도 일일이 팀원들 의견을 물어보고 결정하니까.’


착각이다. 그것도 엄청난 착각이다. 만일 진심으로 팀원들 의견을 들을 마음이 있었다면 제로베이스에서 받아들였어야 한다.


양 떼를 몰아가는 양치기 개처럼 교묘하게 자신이 정해놓은 결론으로 몰아간다. 팀장 생각과 다른 의견이 나오면 무슨 핑계라도 대면서 부정한다.


팀장이 HR교육시간에 명령하지 않고 소통하는 리더십이 좋다는 말을 들은 뒤부터 이렇게 대화하기 시작했다. 말만 주고받으면 다 소통이라고 생각하나 보다.


4.

대화와 소통으로 서로의 생각을 알아가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나와 타인의 감정과 선택이 같다고 보장할 수 없으니 말이다.


다만 결정해야 할 일의 캐릭터에 따라 과정도 잘 고려하자. 어떤 일은 구성원들 의견을 구하는 대신 리더가 책임지고 전권을 행사해야 한다.


누가 도와줄 수도 없는 혼자만의 고독한 판단은 리더의 숙명이다. 그 짐과 책임을 덜고 싶어서 팀원들도 결정과정에 동참시키려 애써 보지만 뜻대로 될 리가 없다.


의논하여 결정할 일은 활발하게 대화하고 혼자 책임질 일은 스스로 단호하게 선택하면 좋다. 함께 나눌 사안은 충분히 소통하고 홀로 내린 판단은 명확히 통보하자.


5.

“제 입장에서는 이렇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네요. 나머지 상황은 제 권한 밖이라 더 도와드릴 수가 없군요. 죄송합니다.”


통보는 단호하게 하되 상대에게 공감하는 말은 얼마든지 덧붙일 수 있다. 그렇게 말하면 상대방도 존중받는 기분이 든다.


“여러분 의견 잘 들었어요. B 안이 가장 합리적인 듯하니 그렇게 결정하겠습니다. 나머지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어떻게 판단하면 좋을지 확신이 서지 않아 팀원의 도움을 청할 수는 있다. 미리 의견을 구한 뒤 최종 판단만 본인이 깔끔하게 마무리하면 된다.


*3줄 요약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내용에 대해 질문하면 상대방은 놀림감이 된 기분을 느낀다.

◯질문하는 척하며 자기 생각으로 몰아가는 방식은 진정한 소통이 아니다.

◯함께 논의할 일은 충분히 소통하고, 리더가 책임질 일은 단호하게 통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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