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2
<한 쪽에 마음을 쓸수록 다른 쪽은 외면하게 된다>
1.
“A 씨는 애인한테 톡을 하루 100통씩 보낸대요.”
“그래요? 다른 사람들은 단톡방에서 대꾸도 잘 안 한다고 하던데요?”
A는 사람들과의 연락에 진심인 사교적인 유형일까, 아니면 무뚝뚝하게 씹고 넘기는 나홀로족일까.
정반대처럼 보이는 이 두 가지 모습은 묘하게 서로 얽혀있다.
2.
우리 마음도 물리법칙처럼 작동하는 면이 있다. ‘에너지 보존법칙’을 본떠서 ‘마음씀씀이 총량의 법칙’이라고 불러본다. 즉 누구든 타인에게 마음을 쓰는 정신적 에너지의 전체 합은 일정하다는 의미다.
이 개념으로 해석하면 A의 행동이 쉽게 이해된다. 그는 애인에게 지나치게 많은 관심을 쏟느라 나머지 사람들에게 신경 쓸 여력이 없어진 상태다.
이런 현상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별한 일이 생겨 온 정성을 쏟게 되면 나머지 여러 관계와 업무는 소홀해지는 경우를 자주 본다.
시간과 비용에 한계가 있듯 사람의 정신력도 사람마다 나름의 용량이 정해져 있다. 중요하게 챙겨야 할 일이 생긴다고 해서 남의 마음을 잠시 빌려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3.
그래서 정신상태에도 관리와 경영이 필요하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 때는 휴대폰 전원을 끄고 서랍에 집어넣어야 한다. 그래야 총량이 유지된다.
공부할 거리가 산더미인데도 휴대폰 들여다보느라 마음을 엉뚱한 곳에 쓰면 어떻게 될까. 단순히 잃어버린 시간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만큼 내 정신력을 소모했으니 공부에 쓸 에너지가 그만큼 줄어든다.
이 내용을 넓혀보자. 당신은 지금 누군가에게 또는 어떤 아이템에 지나치게 많은 관심을 쏟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 반대급부로 소홀하게 취급하는 부분은 없는가.
어떤 이유로 ‘집착’에 빠지면 자연스럽게 ‘외면’이 따라붙는다. 더 집착할수록 외면하는 대상도 늘어난다.
4.
“그렇군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마음의 균형을 잘 잡아야겠어요.”
No.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살다 보면 더 소중한 사람, 더 좋아하는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자신의 에너지 총량을 어떻게 분배하면 좋을지 잘 따져보기만 하면 된다. A급은 A급대로, C급은 C급대로 필요한 만큼 관심을 기울이자. 가족은 매일 안부를 묻고 직장 동료는 일주일에 한 번 스몰토크를 나누어도 괜찮다.
A급에 배정하고도 너무 빠져들어 집착하거나, C급인데도 최소한의 관심조차 주지 않고 방치한다면 포트폴리오 관리의 실패다.
다양한 인간관계, 여러 가지 활동들에 대해 자기 나름의 등급을 매겨보자. 그리고 각각 등급에 알맞은 대우를 하고 있는지도 스스로 평가해 보면 좋겠다.
5.
가족이나 절친처럼 A급으로 챙겨야 할 관계인데도 소홀하게 취급하는 경우가 있다. 남은 여력을 다른 곳에 돌려 쓰고 정작 중요한 그 사람은 막연히 방치한다.
그러다 뒤늦게 후회한다.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머무르며 활짝 꽃을 피울 줄 알았지만 물 안 주고 가꾸지 않으니 어느새 금방 시들어 버린다.
차갑게 식어버린 그의 무표정한 뒷모습에 ‘아차’ 싶지만 이미 늦었다. 있을 때 잘할 걸 그랬다.
*3줄 요약
◯정신 에너지는 총량이 정해져 있어서 한곳에 집중하면 다른 곳은 외면하기 쉽다.
◯기계적인 균형 대신 인간관계나 업무에 자신만의 등급을 매기고 그에 맞는 관심을 배분해 보자.
◯A급 관계를 방치하고 에너지를 다른 곳에 쓰면 나중에 꼭 후회할 일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