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6
<좋은 태도는 상대방 귓속으로 들어가는 입장권>
1.
“제 말이 다 맞잖아요. 왜 다들 무시하는지 모르겠어요.”
동의한다. 김대리 말은 흠잡을 데 없을 만큼 논리적이고도 합리적이다.
그래도 그냥 듣기가 싫다. 상대를 깎아내리고 얕보는 그 눈빛부터 마음에 안 든다.
2.
소통에 가장 중요한 딱 한 가지 요소를 꼽으라면 단연 ‘태도’가 1순위다. 설득, 합의, 공감 전부 태도보다는 덜 중요하다.
다 이유가 있다. 상대와 논쟁을 벌이든 그 관점을 이해하든 절충하고 타협하든 일단 상대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 다음에 일어나는 일이다. 제 아무리 대단한 논리로 무장했어도 상대가 귀를 막고 있으면 무슨 소용인가.
태도는 내 말이 상대방 귓속으로 들어가는 입장권 역할을 한다. 일단 대화가 이루어져야 싸우든 말든 하지 않겠는가.
클럽입구에서 건장한 형님들이 길을 막아서면 아부라도 떨어야 승산이 있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인데 왜 못 들어가게 막느냐고 나오면 평생 한 번도 못 들어간다.
3.
좋은 태도란 무엇인가. 상대가 들어보고 싶다는 기분이 들도록 말을 꾸미고 상황을 재구성하는 모습이다. 때로는 비굴하고 구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꾹 참고 버텨야 하는 과정이다.
“부탁하는 처지도 아니고, 옳은 말 하는데도 눈치를 봐야 하나요?”
그 생각부터 고쳐야 한다. 상대가 들어주지 않으면 당신은 을과 다름없다.
당신 말이 다 맞고 상대방이 다 틀렸다고 한들 상관없다. 본인 고집대로 밀고 나가겠다고 배 째라 버티면 어쩔 텐가. 이때 물리적인 힘이나 지위의 권위를 동원하면 ‘갑질’ 소리를 듣는다.
좋게 좋게 말로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어떻게든 잘 구슬려야 한다. 달콤한 말로 귀를 속이고 한 발 들이밀 궁리부터 하자. 아직은 옳고 그름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
4.
유명한 음식점에서 드레스코드를 따지며 출입을 제한하는 경우와 비슷하다. 불만스럽게 느낄 수도 있지만 불법은 아니다. 선택은 둘 중 하나다. 주어진 규칙을 따르고 입구를 통과하거나 내 소신을 지키며 그 음식점 식사를 포기하거나.
김대리가 회의에서 번번이 무시당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전달 방식이 문제다. 제일 뛰어나고 똑똑하다는 사실은 잘 알지만 그렇다고 남들을 함부로 무시할 권리는 없다.
“회계 쪽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런 말씀을 하시나 본데요...”
“컴퓨터 소프트웨어는 그렇게 판단하시면 큰일 나고요...”
첫마디만 들어도 벌써 기분 나쁘다. 그다음 말은 듣기도 싫다. 마치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으라는 말을 들은 듯하다.
5.
“아, 그렇게 생각하셨군요. 저도 처음에는 많이 헷갈렸던 부분이에요. 혹시 이런 방법도 써 보셨나요?”
이대리 하는 말이 김대리보다 더 대단하지도 않다. 그래도 문제만 생기면 너도 나도 이대리에게만 달려간다.
좋은 태도를 가진 사람은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말을 잘 바꾼다. 내 시각에서 나의 우월함을 입증하려 드느냐, 상대 관점에서 아쉬워하는 부분을 함께 해결하려고 드느냐의 차이다.
*3줄 요약
◯소통의 핵심은 좋은 태도로 상대가 듣고 싶게 만드는 능력이다.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태도가 나쁘면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좋은 태도란 상대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쉽게 말을 재구성하는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