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9
<잘못을 지적할 때도 알맞은 타이밍이 있다>
1.
“지금 이 말을 인정 못하겠다 이거예요? 표정이 왜 그렇죠?”
매일 실수하며 잔소리 듣는 김대리가 어쩐 일인지 오늘은 쉽게 수긍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하긴 팀장님도 답답하셨는지 며칠 전부터는 거의 매일 지적을 하고 계시는 중이다.
2.
인간관계도 밀당이 중요하다. 연인 관계뿐 아니라 직장이나 일상의 모든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밀당을 잘하려면 상대방 감정물통의 수위부터 잘 체크해야 한다.
누구든 배 부르고 등 따습고 칭찬의 말까지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마음이 좋은 감정으로 가득 차있는 상태다. 이럴 때는 지나가던 사람이 발을 밟고 지나가도 웬만하면 웃어넘긴다.
반면 아이가 대학입시에 떨어진 사람은 정신적 스트레스로 감정의 여력이 거의 없다. 누가 툭 건드리기만 해도 불같이 화를 내며 크게 소리 지를 판이다.
감정물통 수위가 높을 때는 웬만큼 듣기 싫은 말을 해도 그가 감당하지만, 바닥일 때 잘못 건드리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3.
감정의 이런 면은 근육관리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어느 환자분이 운동에 대해 질문을 하신다. “허리가 아파서 헬스를 열심히 했더니 더 많이 아프네요. 왜 그럴까요?”
너무 당연하다. 궁금해하시는 모습이 더 이상하다. 아프면 문제가 있다는 말인데 운동으로 더 과부하를 걸면 어쩌라는 말인가.
신체활동의 원칙은 너무 간단하다. 아프면 안 아플 때까지 쉬면서 스트레칭이나 치료를 하고, 통증이 사라진 후 가벼운 동작부터 시작하면 된다.
근육을 쓰면 미세한 상처가 나며 뻐근한 느낌이 들고, 그 손상이 회복되면서 근육량이 늘어난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 평소에도 아플 일이 적어진다. 비로소 예방효과가 생긴다.
4.
남에게 잔소리를 하면서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길 기대한다면 상대가 그 말을 들을 여유가 있는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상대방이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소용없다. 그저 인신공격처럼 느껴질 뿐이다.
만일 상대가 오랫동안 안 좋은 습관에 익숙해져 있고 아무에게도 터치를 받은 적이 없다면 아직 과부하를 감당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다. 가볍게 스트레칭하듯 스몰토크로 친분관계부터 쌓고 보자. 일단 마음의 문부터 열고 본격적인 조언은 그다음이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이 단계를 그냥 건너뛴다. 눈앞에 문제가 보이기만 하면 그의 감정상태를 파악하지도 않은 채 그 즉시 우다다 퍼붓기 시작한다. 당신 말이 백번 옳고 합리적이겠지만 지금은 그렇게 나올 타이밍이 아니다.
5.
사람마다 마음가짐이나 의지력은 제각각이다. 말 한마디 던져보고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부터 잘 살피자. 밝은 표정으로 수긍하면서 잘해보려고 노력한다면 조금씩 강도를 높여가도 좋다.
만일 상대방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틱틱거리기만 한다면? 아쉽지만 그에게 정신적 여유가 생긴 다음 기회를 노리자.
“김대리, 이 보고서에 대해 할 말이 있는데요. 아차차, 오늘 외근 다녀와서 많이 피곤하죠? 내일 다시 이야기합시다. 푹 쉬세요.”
마음이 급하다고 상황을 무시하면 될 일도 안 된다.
*3줄 요약
◯상대의 감정 상태부터 잘 파악하지 않으면 좋은 조언이라도 역효과가 난다.
◯근육운동처럼 감정에도 회복할 시간을 준 뒤 가벼운 대화부터 시작하면 좋다.
◯아무리 옳은 말도 상대방이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인신공격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