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잡화점 857
<공감과 소통의 차이>
1.
“사무실 직원들은 다들 저를 좋아해요, 제가 한 공감하거든요. 그런데, 왜 같이 업무만 하면 계속 펑크가 나는 걸까요?”
바로 그 공감이 문제다. 공감만 하느라 소통을 안 해서 그렇다. 공감과 소통은 엄연히 다르다. 공감은 나와 당신이 감정적으로 하나가 되는 과정이고, 소통은 각자 위치에서 서로의 정보로 공명하는 과정이다.
2.
공감의 대명사는 ‘어머머’다. 상대방이 출근길 지하철에서 누군가 큰소리로 통화한 사람 흉을 보면, 어머머 하며 맞장구치는 과정이 바로 공감이다. 마치 현장에 같이 있었던 사람처럼, 한마음 한뜻으로 그 불한당을 비난한다.
반면 소통의 대표 문장은 ‘그렇구나’이다. 상대가 감정적으로 흥분하고 울분에 차 있을 때, 내 자리를 지키면서 상대의 말을 듣는다. 그랬구나... 지하철에서 정말 황당했겠다... 그 말을 들으며 상대가 흥분한 이유를 파악했다.
3.
공감으로 상대와 감정을 동기화하면, 상대방은 나와 일체감을 느낀다. 이대리와 평소 친하지 않지만, 함께 팀장님 뒷담화를 시작하면 어느새 소주한잔 걸치고 있다. 남친의 절친과 커플로 처음 만나 서먹한 자리더라도, 핸드백에서 같은 화장품을 꺼내면 금방 언니 동생이 된다.
소통으로 상대방 속사정을 알고 상대에게 내 속내까지 전하면, 서로 입장을 이해하기 쉽다. 좀전까지는 아직 보고서 1차시안도 보여주지 않아 답답한 심정이었지만, 코로나 걸려 며칠째 몸이 안 좋았다는 이대리 말에 안스러운 마음이 든다. 이대리도 편집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내 말을 전해들으면 미안해진다. 서로 상대입장을 배려하며,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한다.
4.
공감과 소통은 각각 용도가 다르다. 공감에 능한 사람은 어딜 가나 인기짱이다. 다들 그 사람만 좋아한다. 가히 핵인싸라고 부를만하다. 엄청난 친화력을 보이는 사람은 보통 공감의 초고수다. 귀신같이 남의 감정선을 읽어내고 어느새 같은 편이 된다.
소통에 능한 사람은 누구든 금방 속내를 털어놓게 만든다. 이 사람과 마주하면 비밀스런 은밀한 속사정까지 미주알고주알 다 말한다. 소통으로 구체적인 정보를 잘 수집한 뒤, 제자리로 돌아와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
5.
공감없이 소통으로 직진하면 인간미가 없다.
“피고, 코로나 걸렸든 말든 내 알바 아니예요. 묻는 말에만 예 아니오로 대답하세요. 보고서 완성했어요, 못했어요?”
언제나 시작은 공감부터다. 일단 공감으로 얼음을 부수자. 아이스 브레이킹에 성공하면 부드러운 속마음을 마주할 수 있다. 말랑말랑해진 상태로 상대의 말을 전해 듣고, 나도 하고 싶은 말을 던진다. 이 순서를 지키면 가벼운 질책을 해도 잘 먹힌다. 호두를 맛있게 먹으려면 단단한 껍질부터 깨야 한다. 호두까기인형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