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0 <낄끼빠빠를 외치는 자체가 이미 선을 넘은~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1550

<낄끼빠빠를 외치는 자체가 이미 선을 넘은 행동>


1.

“사무실에 어이없는 행동으로 자주 지적받는 동료가 있어. 다들 모른 척하는데 너무 착한 사람이거든. 나라도 한마디 도와주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해?”

“어휴, 됐다. 남 일에 함부로 끼어들지 마. 낄끼빠빠 원칙 모르니?”


말 끝나기가 무섭게 여기저기서 우려의 말들을 쏟아낸다.


‘그런데 이들은 내가 조언을 하든 말든 왜 내 판단에 대해 함부로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지?’


2.

타인의 삶에 함부로 끼지 말라며 정작 본인은 ‘낄끼빠빠’를 힘차게 외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이 그 말을 꺼내는 자체가 눈앞의 사람 인생에 함부로 끼어드는 행동이라는 생각은 왜 안 하는 걸까.


한마디로 자신의 말과 행동이 서로 어긋난다는 뜻이다. 만일 진심으로 남의 일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신조를 가진 사람이라면 자기 생각을 그렇게 일방적으로 쏟아내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음, 그런 일이 있었구나. 네가 물으니까 내 생각을 좀 말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내가 그런 상황에 처했다면 이런 부분을 따져보고 그러저러하게 처신했을 듯해.”


이렇게 조심스러운 자세로 예의를 지켜 말했어야 한다. 마치 자신의 생각이 정답인양 상대방을 가르치듯 일방적으로 훈계를 늘어놓는다면 그 자체가 이미 폭력적이다.


3.

이 대목에서 한 가지 더 살펴보아야 할 숨겨진 진실이 있다. 그런 생각을 가진 친구가 왜 하필 당신에게는 서슴지 않고 일방적인 멘트를 날렸을까.


단순히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라서 그랬을까. 아마 다른 친구나 사무실 다른 동료에게는 그렇게 말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평소에는 본인 신조대로 행동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가 유독 당신에게만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던지고 있다면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상대는 지금 당신을 남들과 달리 훨씬 만만한 사람으로 보고 있다는 말이 된다. 무슨 말을 던지든 늘 웃는 낯으로 무기력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다 보니 상대방도 별 신경 쓰지 않고 조언이든 훈계든 마구 던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신이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4.

서로 간에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고, 그와 상관없이 각자 고유하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


사무실 의자에 못이 튀어나와 엉덩이가 찔릴 지경인데도 팀장에게 말 한마디 못하고 불편하게 근무를 계속한다면? ‘이런 의자를 그냥 참고 쓰라는 회사의 방침이겠지.’ 생각하며 가만히 있어야 하겠는가?


그런 행동이 하나 둘 쌓이면 남들은 당신을 ‘호구’로 본다. 급기야 “저 사람은 무슨 말을 하든 다 OK 하니까 의견 물어볼 필요도 없어. 우리끼리 결정하자.” 한다.


당신은 좋게 좋게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남의 눈에는 전혀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 모든 일에 대해 무작정 웃기만 하면 당신은 편한 사람이 아니라 만만한 사람이 되어 버린다.


5.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 제일 먼저 상대방 캐릭터부터 파악하자.


그 사람이 남의 도움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이라면 화법에 유의하면서 조심스럽게 당신 의견을 전해볼 만하다. 남의 말이라면 일단 발끈하고 보는 사람이라면 구태여 궂은일을 자초할 필요 없다.


무조건 조언을 피하거나 항상 도움말을 건네려 들거나 모두 별로다. 지켜야 할 선은 지키되, 상황을 읽고 할 말은 할 줄도 알아야 만만한 사람 취급을 당하지 않는다.


*3줄 요약

◯낄끼빠빠를 외치는 사람은 그 말을 하는 순간 이미 당신 삶에 함부로 끼어들었다.

◯누군가 당신에게 유독 거침없이 말한다면 당신이 그런 빌미를 만들어준 탓이다.

◯도움을 주고 싶으면 상대방의 캐릭터부터 파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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