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1 <규칙을 외우는 사람 VS 이해하는~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1551

<규칙을 외우는 사람 VS 이해하는 사람>


1.

“이런 황당한 규칙이 도대체 왜 있는 거죠? 저희 그냥 적당히 넘어가죠.”


신입 김사원이 묻는다. 이때 이대리의 대답은 두 가지 버전이 가능하다.


A.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잘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적당히 넘어갑시다.”

B. “원래 그렇게 하도록 되어 있으니까 군소리 말고 따르세요.”

어떤 말이 옳을까.


2.

둘 다 틀렸다. 먼저 무작정 거부하는 A타입부터 살펴보자.


규칙이 어이없다고 생각된다면 이유는 하나다. 그 규칙이 왜 정해졌는지 맥락을 모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차곡차곡 쌓여온 규칙들은 대부분 피의 역사로 쓰였다. 누군가 사고를 쳐서 손실이 생겼거나 아니면 어떤 사람이 크게 다쳤거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 아픈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당시의 사람들이 합의하여 이런 규칙을 만들었다. 그 사연을 모르는 사람 눈에는 그저 낡은 악습처럼 보일 뿐이다.


3.

이번에는 아무 생각 없이 따르는 B타입 차례다.


이 유형은 당장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소리 없이, 오래도록, 광범위하게 엄청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다. 어떤 명령이든 무조건 복종하기로 마음먹는 순간 그는 자신이 악마가 되어가는데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규칙이 만들어진 상황과 지금 이 순간이 같은지 다른지 따져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는 순간 맹목적인 복종만 남는다.


4.

A, B 두 유형의 최종 결과는 놀랍도록 비슷하다. 한쪽은 규칙을 무너뜨리고, 다른 한쪽은 규칙을 껍데기로 만든다. 어떤 경우에도 규칙은 이득을 주지 못한다.


만약 김사원이나 이대리가 그 규칙의 이유를 미리 알고 있었다면 어떻게 처신했을까. 그 정신을 이해한 사람은 상황이 달라지더라도 규칙의 취지를 살린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돌발사태가 벌어지더라도 매뉴얼에 집착하지 않는다. 오히려 본질에 충실한 올바른 결정을 통해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한다.


“저, 죄송한데요. 이 규칙이 만들어진 이유가 궁금해요.”

규칙을 외운 사람과 그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은 일하는 방식 자체가 질적으로 다르다.


5.

당신이 속한 조직에 납득이 안 되는 규칙이 있는가. A나 B처럼 반응하지 말고 잠시 멈추자.


그 규칙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을 찾아가 질문부터 하자. 오랜 시간 타성에 젖어온 조직이라면 꽤 많은 사람을 거쳐야 할 수도 있다.


규칙의 힘은 위계와 두려움에서 나오지 않는다. 이유를 궁금해하고 정확히 이해하는 한 사람이 조직 전체를 바꾼다.


*3줄 요약

◯규칙이 황당하게 느껴진다면 그 탄생 배경을 모르기 때문이다.

◯막연히 규칙을 거부하거나 무조건 따르는 행동은 모두 조직에 해가 된다.

◯규칙의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은 상황이 바뀌어도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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