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5 <핑계는 늘 완벽한 이유처럼 들린다>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1555

<핑계는 늘 완벽한 이유처럼 들린다>


1.

“지난번에 큰 사고 난 뉴스 못 봤어? 무서워서 어떻게 가.”

“아는 사람이 좀도둑 신경 쓰느라 관광도 제대로 못하고 왔다더라.”

“내 친구가 갔다 왔는데 영 별로였대.”


큰 마음먹고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가기로 한다. 어느 나라로 갈지 정하는 것 자체도 만만치 않다.

한 마디씩 꺼내는 말들을 가만히 들어보면 묘한 공통점이 있다. 나오는 말 대부분이 가지 말아야 할 이유들이다.


2.

아니, 해외여행 가기를 싫어한다고? 진짜다. 뇌과학에서 말하는 ‘현상유지 편향’이라는 이론이 바로 여기 해당한다.


사람의 뇌는 기본적으로 지금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새로운 변화가 생기면 나한테 유리한지 불리한지 일일이 따져봐야 하니 그 과정 자체를 피하려 든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변화를 받아들여도 괜찮을지 깐깐하게 검열하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 꼭 한구석에서 문제점이 포착되기 마련이다.


사건사고 뉴스만 따진다면 전 세계 그 누가 대한민국을 방문하겠는가. 좀도둑 없는 나라가 과연 지구상에 존재하기나 할까. 제 아무리 유명한 관광지라도 사람 따라 호불호는 갈리기 마련이다.


3.

나이 드신 부모님 모시고 해외여행 가려다 결국 포기하고 온천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바로 이런 유형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안 해본 행동이라면 더더욱 ‘안 해도 될 구실’부터 머릿속에 떠오른다. 일단 그런 생각이 자리를 잡으면 마치 이미 그 일을 실제로 겪은 듯 생생한 두려움을 느낀다.


“그 나라는 지금 전쟁하고 있는데 여행을 가자고?”

“한 달 동안 지진이 세 번이나 났는데 어떻게 여행을 가?”


가끔은 막연한 염려가 아닌 정말 중요한 요인을 걱정해야 할 때도 있다. 진짜 위험과 회피용 구실은 어떻게 다를까. 간단하다. 같이 의논하여 해결하기 위한 주제인지, 거부하기 위한 핑계인지 살펴보면 된다.


4.

“팀장님, 그 프로젝트는 문제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일도 같은 원리로 해석할 수 있다.


김대리 말을 잘 들어보면 된다. 안 되는 이유만 줄줄이 늘어놓는다면 김대리는 처음부터 이 일을 안 하기로 결정한 상태로 볼 수 있다.


혹시 계획을 세우고 아직 시작도 못한 일이 있지는 않은가. 당신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그 이유를 다시 돌아보자.


당연하다고 여겼던 그 이유가 실은 당신만의 자기 방어 수단은 아니었을까. 낯선 일이라 두려워서, 실패할까 봐 겁나서, 돈 쓰려니 아까워서, 준비가 부족한 듯해서.


5.

길을 걷다 돌이 나타날 때 우리는 두 가지 대처가 가능하다.


하나는 걸림돌로 생각하고 돌아가는 방법이다. 아니면 디딤돌 삼아 풀쩍 점프해서 넘어가는 방식도 있다.

그 일을 생각하기만 해도 썩 내키지 않고 한숨부터 나온다면 당신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는 신호다. 핑계에 굴복하지 말고 당당히 이겨내 보자.


*3줄 요약

◯뇌는 악착같이 그럴듯한 이유를 찾아내어 변화를 거부한다.

◯진짜 위험과 회피용 핑계는 엄연히 다르다.

◯한숨부터 나오는 일은 당신이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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