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잡화점 860 <노쇼는 거절이 아니다>

@소통잡화점 860

<노쇼는 거절이 아니다>


1.

“7시반 단체팀 아직 안 오셨어요? 전화 좀 넣어보세요.”

/“아까부터 걸었는데 계속 안 받으세요.”


노쇼는 분명 범죄다. 소규모 자영업자의 한정된 시간과 공간을 빼앗는 행위다. 다른 영업을 할 수도 없으니 기회비용까지 날리게 된다. 사람들에게 매달려 통사정하는 대신, 일정부분 선결재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본다.

2.

나타나지 않는 분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단순변심이거나 깜빡 잊었을 수도 있다. 아니면 귀찮아서 그냥 무시하고 지나간 사람도 많을 듯하다. 남에게 피눈물 흘리게 하는 행동을 하면서도, 본인에게 아무 패널티가 없으니 룰루랄라 스마트폰만 계속 들여다본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이기적이다. 악의적인 이기적이 아니라, 그저 내 한 몸 건사하며 생존하기 급급하다는 뜻이다. 남의 입장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은 사회적 지능이 높은 사람이다. 인성이 훌륭하다고 칭찬받든 본인 처신에 직접적으로 보상을 받든, 여러 방식으로 유리한 결과가 돌아온다는 사실을 잘 안다.


3.

사람들이 어울려 살면 서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웬만하면 스스로 알아서 지키도록 기회를 주고 기다린다. 한두 명 기어이 안 지키면 벌을 내려서라도 지키게 만든다. 오래가는 독서모임은 불참할 때도 그날 회비를 똑같이 정산하는 경우가 많다. 한두 명 사정 봐주기 시작하면 몇 달 안가서 회장 혼자만 남는다.

잘 가르치고 달래서 같이 가자는 생각이 유가의 입장이다.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옳은 행동이란 바야흐로...’ 하는 문장은 하나같이 공자님 맹자님 말씀이다. 반대로 ‘안 지키면, 말 안 들으면...’ 하는 말은 법가의 포지션이다. 힘으로 응징해서라도 꼭 지키도록 만든다.


4.

살다보면 피치 못할 일이 생기기도 한다. 예상치 못한 돌발사태가 생기면 어쩔 도리가 없다. 예의 있게 거절하면 된다. 상대의 귀한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었으니 죄송한 마음을 잘 전하자. 빨리 알릴수록 좋다. 상대방이 다른 일정을 조정할 기회를 주면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김대리, 오늘 아침 8시에 미팅 잡힌 것 잊었어요? 전화를 몇 번이나 했는데 받지도 않고 이제야 나타나면 어떡해욧!!”

이런 사단을 내고도 합법적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뉴스는, 아침에 갑자기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경황이 없었다는 급은 되어야 한다. 늦잠을 잤으면 오는 차속에서라도 전화를 했어야 예의다. 연락도 없이 노쇼하는 행위는, 절대 거절의 한 옵션이 아니다.


5.

어울려 지내는 공동체생활에서 서로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으면 계속 함께 하기 어렵다. 가족이든 친구사이든 회사동료든 어디나 마찬가지다. 상대가 내 마음에 들든 말든, 눈을 왜 그렇게 치켜뜨든 말든 기본 배려는 필수다.


정해진 규칙은 잘 지키고, 의사소통은 서로 명확히 하며,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된다. 요즘은 그 정도 태도만 갖추어도 사회생활 만렙소리 듣는다. 잘 몰라서 저런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면 일단 유교적 입장으로 잘 설명하고, 말해도 안 먹히면 리더가 법가적 통제를 강하게 발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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