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잡화점 861
<기획을 잘하는 법>
1.
“김대리, 이번 결과는 왜 안 좋았을까요?”
/“운이 없었어요.”
“그럼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더 열심히 노력 하겠습니다.”
기획이 없으면 일이 잘못 되어도 어디가 문제인지 파악을 못한다. 계획대로 의도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으니, 결과에 대해서도 분석을 할 수 없다. 운과 노력으로 막연히 대처할 뿐이다.
2.
기획은 계획과 다르다. 구체적인 계획을 수행하고 다시 돌아보는 과정까지 모두 포함해야 기획이라고 부른다. 이왕이면 모든 일이 끝난 뒤 피드백을 거치기보다, 행동하기 전에 하나하나 따져보면 훨씬 효율적이다. 잘못될 만한 일을 미리 떠올려보고 사고실험으로 대비책을 마련하면 된다.
여름방학동안 영어공부 열심히 하기로 굳은 다짐만 해서는 절대 실력이 올라가지 않는다. 하루 4시간씩 공부하기로 결심했지만, 3일만 지나도 더위에 지쳐 늦잠 자느라 계획이 무너진다. 실은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 방학에도 그랬고 지지난 방학에도 그랬다. 조금만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대비하면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기획이 필요한 순간이다.
3.
영어단어 하루 20개씩 외우기로 하되, 일주일에 하루는 공백으로 비우고 주당 120개를 목표로 정한다. 단어외에 문법 인터넷강의도 1강씩 보기로 한다. 막연히 ‘영어공부’라고 써놓으면 매일 교재 1단원만 펼치면서 책 앞부분에만 손때가 검게 묻는데 이번에는 느낌이 좋다. 진짜 영어실력이 좋아질 지도 모르겠다.
“역시 난 안 돼. 공부는 내 적성이 아닌가봐.”
뜬구름 계획만 세우면 개학전날 후회와 자책만 남는다. 기획을 잘하기만 하면 계획대로 안 굴러가도 괜찮다. 실패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선할 방법을 찾으면 된다. 공부시간이 부족했지만 영어단어는 목표대로 거의 다 외웠고, 문법 기초가 부족해서 진도가 안 나갔다. 단어는 그대로 계속 외우고 더 쉬운 문법 강의를 찾아보기로 한다.
4.
기획은 데이터수집과 분석이 관건이다. 눈앞의 일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조사부터 시작하자. 알아야 면장을 한다. 중간고사에 수능 변형문제가 많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기말에는 기출문제부터 여러 번 반복해서 풀기로 한다. 공부방법 기획을 바꾸지 않고 내가 보던 참고서만 고집하며 밑줄 박박 그어봐야 점수는 하나도 안 오른다.
지난번 중간고사 때도 나름 열심히 계획을 세웠지만, 내 예상과 달랐던 부분이 많았다. 현실적인 데이터를 무시하고 하던 대로 내 방식만 고집하면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정말 필요한 솔루션은 ‘이제 정말 열심히 공부할 거야!’ 굳은 결심이 아니라, 내가 놓친 부분에 대한 겸허한 반성에서 나온다.
5.
기획을 잘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PDCA라는 방식이 있다. 계획(Plan)을 세우고 실행(Do)한 뒤 그 결과를 평가(Check)하고, 드러난 문제점을 고치거나 계획을 수정하는 행동(Act)으로 마무리하라는 말이다. 이 순서만 잘 지켜도 기획력이 훨씬 좋아진다.
“누구나 다 아는 내용 아닌가요?”
아니다, 잘 살펴보면 계획 없이 행동부터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피드백까지 겨우 하더라도 정작 필요한 개선의 행동은 건너뛴다. P와 A는 없고 D와 C만 무한 반복하는 중이다. 왠지 이렇게 하면 잘될 것 같으니 구태여 계획은 안 세우고, 피드백에서 찾은 문제는 단순실수로만 생각하니 대책에는 관심이 없다. 언제나 기획 속에 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