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잡화점 865 <말의 강약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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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강약조절>


1.

“이번 일은 이런 식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좀 별로인데요, 너무 힘들 것 같아요.”

“그럼 김대리는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다른 좋은 방법있으면 말해봐요.”


중요한 순간이다. 의견수렴은 중요하지만, 리더가 질질 끌려 다니면 안된다. 직장 연인관계 부모자식 모든 관계에서 튕기는 사람이 언제나 갑이다.


2.

리더의 말은 두 가지 카테고리로 크게 나누어진다. 우선 자연인으로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다. 팀장도 리더이기 이전에 한 명의 사람이다. 엄연히 호불호가 있고 취향이 있다. 다음으로 책임자로서의 발언이 있다. 조직을 이끄는 입장에 충실하여 결정한 내용이다. 사사로운 의사표현이 아니다.


“이번 회식은 고기 집으로 갑시다, 횟집은 지난 달에도 갔잖아요.”

누가 봐도 개인적인 발언으로 보일 때는 별 상관이 없다. 그 경계가 애매해지는 순간이 오면, 팀원들은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팀장님 개인 취향에서 나온 발언인지, 리더로서 무게가 실린 결정사항인지 구별이 잘 안 된다. 리더의 말은 늘 조심스럽다.


3.

“이번 프로젝트는 20~30대 청년층 타깃으로 갑시다.”

데이터를 살펴본 뒤 리더의 안목으로 결정한 사항을 전할 때는, 권위를 가지고 위엄 있게 말해야 한다. 물론 누군가 다른 의견을 낼 수도 있겠지만, 그 의견을 채택하거나 말거나 주도권은 어디까지나 팀장에게 있어야 한다.


구성원 한명 한명 의견을 존중한다면서 2시간 반 동안 마라톤회의를 하면, 배는 산중턱에 걸려 내려올 줄을 모른다. 팀장이 팀원들 말 한마디 한마디를 모두 받아서 설득하려 할수록, 팀원은 점점 도도해진다. 상대가 자신에게 결정권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 나는 갑이 아닌 을이 되어 버린다.


4.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예방주사를 맞힐 때, “아, 오늘 예방주사 맞는 날이군요. 아프더라도 꼭 맞아야겠죠. 울지 않고 잘 참아볼게요.” 그런 아이는 세상에 없다. 울고불고 소아과 떠나가도록 앙탈을 부린다. 내일 다시 올까? 까까 먹고 나서 맞을까? 엄마가 권위를 잃으면 아이는 더 기고만장해진다.


리더가 타협의 여지가 없는 결정권을 행사할 때는 단호해야 한다. 리더가 책임질 각오하고 선택한 내용이니, 큰 테두리에 대해서는 복종하도록 한다. 구성원은 의견을 말할 수는 있지만, 그 의견이 무산된다고 해서 삐치거나 토라지면 안 된다. 지금 이 결정은 리더가 목숨 걸고 자신의 일을 하는 과정이다. 나머지 사람은 대신 책임질 수도 없다.


5.

리더로서 말할 때는 강자의 태도로 말해야 하고, 자연인으로 말할 때는 한발 물러서면 좋다. 팀장님이 경험도 많고 똑똑하실 테니, 안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조차 팀장님 말이 맞을 때가 많다.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면 톤을 낮추고, 못이기는 척 팀원들 의견대로 따라주면 좋다. 힘을 뺄때는 확 빼야 한다.


약해야 할 때도 강하게 박자를 두드리면, 강해야 할 순간에는 더더욱 강하게 톤이 올라간다. 듣는 입장에서 역치를 넘어가면 늘 ‘강강강’으로만 들린다. 팀장님은 원래 그렇게 말하는 사람으로 낙인이 찍혀 버린다. 다들 그 톤에 익숙해져 정말 강하게 말할 때도 감흥이 없다. 명가수는 도입부를 나지막이 속삭이고 클라이맥스에서 한방 제대로 터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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