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잡화점 866
<당연한 일부터 제대로 하기>
1.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고 퇴근했는데, 양말까지 세탁기에 갖다 넣으라고?”
그렇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이 맞다.
가정 내 규칙에 따라 세탁기나 식기세척기는 손대지 않을 수도 있다. 대신 샤워하면서 벗은 속옷 양말과 식사를 마친 수저 빈 그릇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해야, 알아서 척척척 스스로 어린이가 된다.
2.
“신입사원이 입사한지 반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혼자 일을 못해요.”
산전수전 다 겪은 상사의 눈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못마땅하다. 작은 규모 단위의 업장이라면 말단직원이나 알바생 위가 곧바로 사장이니, 업무력차이가 더 크게 벌어진다. 사장이 작정하면 하루 종일 실수만 잡아낼 수도 있다.
신입이 너무한가, 사장님이 너무한가. 명확한 기준이 있다. 매일 반복되는 당연한 일에서 계속 펑크를 낸다면 신입의 문제다. 한 달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종류라면, 아무리 교육을 반복했어도 깜박할 수 있다. 초보라면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처리하는 능력부터 갖춰야 한다.
3.
면접대기자들이 복도 의자에 한 줄로 앉아 대기하고 있다. 다들 예상 질문지만 뚫어져라 쳐다보며, 중얼 중얼 답변을 연습하는 중이다. 본인순서가 올 때까지 초긴장상태로 얼어붙어 있다.
복도 가운데 휴지하나가 떨어져 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자리에 큼지막한 쓰레기가 있지만, 다들 눈길도 안준다. 전부 내 코가 석자이니 그럴 만도 하다. 바로 그때, 한 사람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 뚜벅뚜벅 걸어오더니 휴지를 주워 쓰레기통에 넣는다. 그 사람 순서가 되어 면접장에 들어서자, 심사위원들은 환하게 웃으며 합격이라고 말한다.
4.
“아니, 쓰레기 주웠다고 합격을 시켜요? 말도 안 돼, 이런 회사 오라고 해도 안가요.”
누군가는 판정에 불복할 지도 모르지만, CEO의 생각은 확고하다. 서류전형을 통과한 사람이라면 스펙은 다 거기서 거기다. 회사에서 궁금한 점은 총점 0.1점이 더 높은지 여부가 아니다. 기본 실력은 다 비슷하다고 보고, 실전교육은 어차피 입사 후 회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정말 알고 싶은 내용은 그 사람의 인간성이다. 물론 사람의 자질을 판단하는 여러 지표가 있을 수 있다.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수행하는 능력은, 그 사람에 대해 꽤 많은 정보를 암시한다. 좋은 습관이 몸에 베일만큼 성실하다는 의미이고, 기본기가 튼튼하다는 뜻도 된다.
5.
“저는 매일 출근할 때마다 이 회사에 뼈를 묻겠다는 마음으로 굳은 다짐을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결심은 확인할 수 없다. 겉으로 뻔히 보이는 쓰레기 한 개도 안 버리고, 벗은 양말과 밥 먹은 빈 그릇도 치울 줄 모르는 사람이 속마음은 그렇게나 다를까.
고등학생 아이가 중요한 시기에 공부하느라 힘들 테니, 온 집안 청소기 당번을 맡으라고는 안한다. 대신 자기 방정리, 쓰레기치우기, 나갔다 들어올 때 인사하기, 밥 먹은 그릇 개수대에 옮기기는 무조건 시킨다. 시험점수는 자신의 삶이니 스스로 선택할 문제이지만,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하도록 교육하는 일은 부모의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