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잡화점 871 <왜 내 능력을 알아보지 못할까>

by 호르몬닥터 권영구

@소통잡화점 871

<왜 내 능력을 알아보지 못할까>


1.

“다음 시즌에 홈런 100개를 칠 테니, 연봉을 따블로 올려주세요.”

천하의 이승엽선수가 이렇게 말한다 해도, 들어줄 구단은 하나도 없다.

100개를 칠 수 있다고 하려면 80개라도 친 다음에 말하라고 한다. 치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 대신, 현실적인 성과와 예측이 평가 대상이다. 잠재력은 그 일부라도 실제로 구현된 이후에야 빛을 발한다.


2.

“남은 3개월 바짝 하면 한 등급씩 다 올릴 수 있어요.”

원서 쓰는 시즌이 되면 여기저기 실랑이가 벌어진다. 선생님이 객관적인 관점의 분석결과를 말해도, 학생과 부모는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다. 눈앞의 수치는 진실이 아니므로, 앞으로 내 잠재력을 폭발시켜 증명하겠다고 호언장담한다.


그렇게 확실한 능력이 있었으면 진작 본색을 드러냈어야 한다. 무슨 매미도 아니고 18년간 비장의 무기를 꼭꼭 숨겨왔다가 이제야 때가 왔다고 말하면 신뢰하기 어렵다. 이론과 실제는 다르고, 의욕은 항상 능력을 과장한다.


3.

확실히 발표된 내용은 없지만 대입 학종에서, 고등 3년간 내신 성적이 우상향으로 좋아지면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들 한다. 여러 사람이 카더라식의 분석을 말하지만, 가만히 이치를 따져보면 원리는 너무도 단순하다.

홈런타자가 필요한 구단에서 거액을 투자해 유명선수를 스카우트하기로 결심했다. 지난 3년간 70개 40개 10개로 평균 40개를 친 타자가 있고, 30개 40개 50개로 평균 40개인 타자가 있다. 당신이라면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성장 동력이 꺼져가는 사람은 내년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고, 활활 타오르는 사람은 더더더 성적이 좋아질 확률이 높다.


4.

잠재력은 확인할 길이 없다. 국가 성장잠재력을 계속 발표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치일 뿐이다. 자본 노동 기술 같은 요소를 따져보고 최대한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책상 앞에서 계산기를 두드려본 결과다. ‘최대한’이라는 전제에서 알 수 있듯이, 잠재성장률은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그 예상을 깨고 더 좋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잠재적인 그 가능성을 100% 현실화시키는 자체도 보통 일이 아니다. 모든 조건이 착착 맞아떨어져야 된다. 장애물이 생기면 피해가든 뛰어넘든 어떻게라도 극복해야 하고, 예상외의 변수가 나타나면 계획을 수정하여 재빨리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5.

“발상이 중요한 게 아니예요. 현실적인 제약을 없애는 장애물 제거반 역할이 창의성에서 정말 중요합니다.”

팀원의 아이디어를 꽃피우려면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박웅현님의 말씀이다. 잠재적인 가능성은 어디에나 널려있다. 용기를 내어 도전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그 과정이 핵심이다.

“저 아이디어 10년 전에 내가 먼저 떠올린 거야.”


그럼 왜 지금까지 가만있었는가. 다들 그럴 수도 있겠다 하며 먼발치에서 구경만 하고 있을 때, 허준은 살아있는 닭에 침 9개를 찌를 수 있다고 나섰다. 해놓고 나면 쉬워 보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같다. 잠재력은 머릿속 아이디어를, 실제 구현하는 과정속에서 제 가치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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