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환자의 인생영화

by 티보치나




리뷰 쓰기 전 사람들이 이 영화에 대해서 어떻게 느꼈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호불호가 극과 극으로 많이 갈리는 것 같았다. 이 영화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는 사람들이 부러다 진심으로.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느껴지면 꼭 봐야 할 영화.



"어릴 땐 누구나 자기 미래가 반짝반짝 빛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어른이 되면 자기 생각대로 되는 일 따윈 하나도 없이

늘 괴롭고 한심하기만 하죠."



동틀 때까지 베갯잇 젖도록 운 거 같다. 이 영화를 보고 한참을 엉엉 울었다.

누군가 그녀를 진심으로 이해했다면..

너무 답답했고 너무 슬펐고 너무나 사랑스러웠고

정말 많은 감정을 느끼게 만든 영화

명작이라는 영화를 수십 편을 봤지만 이 영화만큼의 감동을 준 영화는 없었다.

매번 한 번씩 꺼내보는 영화이기에 브런치에도 소개해주고 싶어서 글을 쓴다.

또한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은 한 번쯤 볼만한 영화이기도 하다.

(많이 자극적이라 너무 감정적일 때는 피하기를 추천한다.) 영화 초반에는 나도 마츠코처럼 살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마음을 추스른 뒤

다시 생각해 보니 누군가 마츠코처럼 살고 있다면

꼭 붙잡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아도 괜찮아, 죽어도 괜찮아.

혼자인 것보단 나아.


'저 사람과 함께라면 지옥이라도 괜찮아.

그게 내 행복이야. "


라고 말하던 마츠코의 말이 계속 맴돈다.

영상과 음악, 조명들은 정말 화려했지만

그 말 한마디로 그 모든 경쾌함이 무너진 느낌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츠코에게

너는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꿈을 꾸는 건 자유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고
행복한 인생을 보내는 사람은 극소수.
그런 이유로 슬픈 한숨을 쉬거나,
술에 찌들거나,
일찍 인생을 끝내거나,
마구 범죄를 저질러 형사에게 쫓기거나
무얼 해도 인생이 캄캄하다.


극 중 메구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마츠코는 내 인생에서 본 가장 멋진 여자였어."


이성과 자존심이 중요한 사회에서 이렇게 사랑과 감정에 솔직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인생이 끝난 것 같다고 생각해도 삶은 이어진다.
마츠코가 철저하게 짓밟힌 자존감으로 벽에 써 놨던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라는 문장을 보며

참 서글펐다 나를 보는 거 같았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모두 어렸을 땐 사랑받길 원하고, 멋진 인생을 원하고 밝은 미래를 원하지만

꼭 그렇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츠코의 일생은 결국 우리네 현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그게 어디서 톱니바퀴가 어긋나 버렸는지.

백조를 동경했는데

시커먼 까마귀가 되어버렸네.'


이 대사를 개인적으로 참 좋아한다.




어렸을 때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했고 애착관계를 형성되지 못한 여자아이가 성인이 되어서 극심한 애정결핍과 낮은 자존감으로 이성에게의 사랑을 갈구한다. 하지만 마츠코의 인생이 혐오스럽지 않은 것은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내던지려 했던 순수한 모습 때문이지 않을까.

사람의 가치는 무엇을 받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줄 수 있는가라고 말할 때, 진짜 '사랑'을 다시 생각하고, 나를 돌아볼 수 있다.


인생의 가치는 말이야
다른 사람에게 뭘 받았는지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뭘 주었는가로 정해지는 거야.


본인에겐 비극적이었을지 모르나 타인에게만큼은 '신'이었던 그녀는 빛나는 인생을 살았다.

물론 마츠코는 올바른 선택을 하는 여자는 아니었다 그리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제대로 된 판단력을 지닌 여자도 아니었다.

매번 잘못된 선택을 하면서도 왜냐고 묻는

이 여자는 정말 자신이 왜 버림받는 건지 자신의 선택이 어디가 잘못된 건지를 모를 뿐이다.


마츠코는 그저 사랑받고 싶었을 뿐이다

사랑받고 싶어서.

그녀에게 잘못이 있다면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뿐이다.




네 인생은 혐오스럽지 않았어

반짝반짝거렸어, 마츠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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