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를 만나고 언제부턴가 작은 도움에도 한줄기 빛을 만난 것처럼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아무리 어두운 터널 속에 있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야 한다는 의지가 생기도록 노력하려고
무던히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오롯이 나를 위해서, K와 나의 미래를 위해서.
우연히, 갑작스레, 언제부턴가였다.
일단은 살아야겠단 생각을 한 게.
'사랑'은 존재한다. 라는걸 믿은 게.
2024년
내일 마라톤 준비를 위해 공원 2바퀴를 쉬지 않고 뛰었다. 오빠는 오늘도 내 페이스대로, 함께 뛰어줬다. "너의 속도로 달려도 되고,
오빠가 좀 더 리드해 줄까?"라고 물어봐주는
오빠가 너무 든든해서 가뿐하게 달렸다.
사랑하는 사람과 아침햇살 따스하게 맞으며
눈을 뜨고, 건강하게 같이 운동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수목원에 가서 푸릇한 나무,
일상에서 잘 볼 수 없는 식물들과 꽃을 구경했다.
자연 속에 있는 게 좋다. 나도 식물을 키우고 있다. K와 K의 사랑스러운 조카랑 함께 심었다.
식물을 키우는 것은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행위이다. K의 어머님, 아버님과 함께 마당에서
함께 고기도 구워 먹었다.
K 부모님은 참 인정 많으시고 좋으신 분인 거 같다.
맛있게 밥 먹고 수박도 먹었다. 함께 얼굴 마주 보며 식사하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았고,
음식맛도 느끼면서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게 나는 너무 신기했다. 수저를 드는데
나는 떨지도 않았고, 자연스럽게 음식을 집어서
먹는 것이 감사했다.
J와 J가족들과 식사할 때는 그러지 못했다.
수저 들 때에도 눈치를 봐야 했고, 음식을 씹을 때에도
행여 소리가 날까 봐 눈치를 봐야 해서 음식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나는 K를 만나서 인정 많으신 어른들을
만남에 복이 많다. 나의 엄마아빠게 하지 못했던,
하지 않았던 효도를 내가 해드릴 수 있는 선에서 잘해드리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오빠와 마라톤을 나갔다. 쉬지 않고 뛰었다. 조금씩, 천천히 성장해 나가는 내 모습이 뿌듯하고
기특하다. 갈길은 아직 멀지만 나는 다 할 수 있다.
마라톤이 끝난 후, 어머님과 함께 소중한 점심식사를 하고, 카페에서 아주 긴 대화를 나눴다.
어머님과 조금 더 가까워진 거 같아서 감사한 시간이었다. 어머님이 날 많이 생각해 주시는 거 같아서 마음이 뭉클했다. 나도 제자리걸음하지 않고, 늘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건강한 사람이 돼야지.
내가 이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되는 걸까 행복해서 눈물이 나본적은 처음이다.
K와 누워서 안고 손을잡고 눈을 쳐다봤는데 순간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주르륵 나왔다.
그런적은 처음이었다 행복해서 눈물이 나온적은.
부디, 잘 참고 버텨주길 아니, 정말로 달라지길.
그렇게 나 자신을 키우고, 그러다 무너지면.. 우울해하다가 다시 일어나 사소한 것을 보고
금방 행복해지기.
점점 체력이 좋아지고 있다. 자해도 하지 않는다. 옆에서 함께 달려주고, 힘들 땐 묵묵히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어 감사하다. 꽃길도 여러 꽃길이 있고 각자마다 다 다른 행복이 있다.
나의 꽃길, 나의 봄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장담컨대 나는 꼭 건강해져서 K를 품을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K에게 마냥 기대기보단 K가 나에게 기댈 수 있을만큼의
단단함을 가진 사람이 될 것이다.
나를 돌본다. 스스로에게 조금씩 관심을 가진다.
조금 더 늦게, 늙고 싶고 아름답게 나이 들고 싶다
K와 함께.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줄이야.. 언제 죽을지 모르니, 언제 죽고 싶을지 모르니
집에 여분으로 매일 번개탄을 재고를 두고 있던 나에게 기적 아니, 내 마음의 노력 끝에 찾아온 평화다. 자존감도 천천히 올라가겠지.
그 자존감은 나의 일상 속의 부지런함과
성실함에서 이루어진다.
저축, 건강한 몸, 건강한 생각들.
왜 이리 배울 게 많은 건지..
이론적으로 배우고 따져서 될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말투, 건강관리, 건강한 생각, 공간 속의 자유, 사소한 습관 등등
안전지대를 벗어나서 훈련하는 게 왜 이리도 가끔은 외롭고 힘든 건지.
하지만 괜찮아 나는 K가 있잖아.
좀 실수해도 괜찮아 건강이 처럼 (내가 키우는 식물이름)
나도 조금씩 조금씩 자랄 거야.
요즘 부쩍 화가 많아졌다.
예민해지고, 감정이 왔다 갔다 한다.
쉽게 들뜨고 좋아지고 쉽게 화나고 슬퍼진다.
지금 내가 바라는 인생은 무엇인가.
그 인생을 살기 위해서
감수하고, 해야만하는것들은 잊고 있나?
정신 차리자..
그것들을 알면서도 눈감고 무시한 채 그저 잘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잖아.
오늘은 갓바위 1365 계단을 오르고 왔다.
힘들었지만 뿌듯했다.
이제는 확실해졌다. 나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머릿속에서 수없이 되뇌어 목구멍까지
나오다가도 막혀버려야 한다.
단어들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편이 낫겠다.
모든 제스처는 작게, 목소리도 작게.
말은 되도록 적게. 그냥 울산에서 했던 거처럼.
지금은 낯선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대화를 하지만
왜 난 늘, 사랑하는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아야 하는 걸까
나라는 사람이 그냥 이상한 사람인 건가
나란 사람은 결코 달라지지 않는 걸까.
사람관계가 다시 무겁게 느껴진다.
2024년의 절반이 지나간다.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 내 마음이 초조해지고 불안감이 커져간다.
뭐라도 이뤄야 할 텐데 나이만 먹어가고 있는 거 같아서 불안하다.
K는 반짝반짝 빛이 나는데, 나는 아니다.
나는 도움만 받고 있는 존재다.
그 시간 속에 빛바래져 가는 것들 투성이지만
늘 우리만큼은 빛바래지 않고 잘 익어갔으면 좋겠다.
무뎌질 만큼 무뎌진 세상에 흔히도 흔한 사랑한다는 말보다
K, 너무 사랑하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오빠는 단점하나 없는 완벽한 사람이고,
나는 오빠한테 너무 부족한 여자인 거 같아
못난 사람인 거 같아.."
"......"
나에게서 진실된 행복은 없다.
나는 평생 고립된 삶을 살다가 고독사죽음으로 마무리될 것이다.
아니, 평생이 아니라 오래 걸리진 않을 거 같다.
내 몸에서 자의로 흐르는 피는 나의 죄책감과 패배감을 조금은 덜어주는 거 같다.
하루 종일 청소를 한다. 그리고 다시 어지럽힌다.
또 청소를 한다. 무한반복이다.
서럽게 울다가 비명을 지르다가 머리를 쥐어 싸맨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나아진 나를 보인다.
그게 훨씬 편하니까.
나도 편해지고 싶다. 연기처럼 사라지고 싶다.
K, 이름만 들어도 생각해도 감정이 격해지며 서럽게 눈물이 나온다
'악'하며 소리를 지른다. 보고 싶고.. 보고 싶고
어떤 사람이든 만나는 게 무서워졌다. 그 이유는 내가 이상해지고 몸이 아픈 것도 아파진 거지만
나랑 만나는 그 누군가에게 걱정, 상처,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무서운 거다
K와 정말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내가 어떻게 아픈지,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그것만 내도록 대화를 했다.
좋았냐고? 아니, 가슴 아팠다. 그런 주제로 대화를 하는 자체가 싫었다.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옆에 있는데도 손끝하나 못 잡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너무 슬펐다.
집에 오자마자 공황장애가 시작되었다 K의 생각에, K와의 추억에 젖어 밤새 베개를
주먹으로 쳐대며 엉엉 울었다. 정상적으로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나 자신이
한심하고 너무 못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