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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jun Aug 29. 2020

[Book] 만들어진 꿈을 살 수 있다면...

달러구트 꿈 백화점: 잠들어야만 입장 가능합니다 - 이미예

   책을 읽다보면 '진흙 속의 진주'와 같은 책들을 발견할 때가 있다. 지금까지 몰랐던 지식을 쉽게 풀어내는 책이나, 저자의 멋진 통찰력이 들어있는 책도 있고...상상력이 부족한 나에게 깜짝 놀랄만큼 신선하고 재미있는 상상을 해보게 하는 책. 이번에 읽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마지막에 속하는 기발한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동시에 사람을 바라보는 저자의 따뜻한 마음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만들어진 꿈을 살 수 있는 상점이 있다면?꾸고 싶은 꿈은 살 수 있다면 사람들은 어떤 꿈을 고를까?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무의식에서만 존재하는 꿈을 정말 사고 팔 수 있을까?’라는 기발한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판타지 소설이다.

꿈을 통해 그리움과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를 꿈을 만드는 사람, 파는 사람, 사는 사람 각각의 관점에서 풀어냈다. ... 범상치 않은 혈통의 주인장 ‘달러구트’, 그리고 그의 최측근에서 일하게 된 신참 직원 ‘페니’, 꿈을 만드는 제작자 ‘아가넵 코코’, 그리고 베일에 둘러싸인 비고 마이어스…등 ‘꿈 제작자’들과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찾아오는 ‘손님’들의 비밀스런 에피소드를 담았다.


   '꿈을 살 수 있다'는 상황이 온다면 나는 어떤 꿈을 고를까? 미래를 먼저 알수 있는 꿈? 아니면 과거의 즐거운 경험을 다시 할 수 있는 꿈? 쇼핑을 하는 것처럼 꿈을 고르는 것도 매일매일 신선하고 즐거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혹시 지금도 내가 원하는 꿈을 사서 원하는 꿈을 꾸고 있는데, 잠에서 깨면 모두 잊어버리는 것이라면? 그 상황에서 나는 어떤 꿈을 골랐을까? 이렇게 출판사의 추천사를 읽으면서도 여러가지 생각을 펼쳐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시간의 신과 세 제자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책 전체를 이끄는 세계관을 알려주는 이야인데, 달러구트와 꿈 백화점의 기원이 담겨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 시간의 신에게는 3명의 제자가 있었고, 시간의 신은 이들에게 시간을 다스리는 능력을 나누어준다. 첫 번째 제자는 '미래'를 선택하면서, 과거에 얽매이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두 번째 제자는 '과거'를 선택하였고, 시간의 신은 과거를 건네 주면서 무엇이든 오래 추억할 수 있는 능력을 함께 준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제자는 모두가 잠든 시간을 선택한다. 잠들어있는 시간에는 과거에 대한 미련도 없고, 미래에 대한 불안도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첫째와 둘째는 쓸모없는 시간을 선택한 셋째를 보고 놀라면서 그들이 선택한 시간 속에서 잠들 시간과 잠들었던 시간의 조각을 세 번째 제자에게 함께 넘겨 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생겼다. 첫째의 땅에 사는 사람들은 미래만 생각하느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추억을 잊어버렸고, 무엇 때문에 미래를 꿈꾸는 지조차 잊어버렸다. 그리고 두 번째 제자의 땅에 사는 사람들은 좋았던 기억에 갇혀 세월의 흐름에 갇혀 예정된 이별,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슬픔 속에 살아간다.


시간의 신은 셋째에게 잠든 그림자와 잊어버린 기억을 주면서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동안 그들의 그림자가 대신 깨어있음으로써 경솔한 이들이 잊지말아야 할 것을 기억하게 하고, 마음이 여린 사람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것을 이제 '꿈'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이런 세계관 속에서 주인공 '페니'는 시간의 신의 세 번째 제자의 후손인 '달러구트'의 백화점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꿈 속의 달러구트 백화점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백화점을 찾은 손님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성장하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연애와 관련된 이야기, 미래를 보는 관점에 대한 이야기, 타인의 삶과의 비교에 대한 이야기, 내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등 쉽게 읽히지만 어느 하나 쉽게 넘길 수 없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단순한 판타지 소설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었다.


이 책을 읽던 중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두 가지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1.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방식에 대한 달러구트의 이야기

 - "페니, 나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에는 2가지 있다고 믿는단다. 첫째, 아무래도 삶에 만족할 수 없을 때는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두 번째 방법은, 쉬워보이지만 첫번째 방법보다 어려운 거란다. 게다가 첫번째 방법으로 삶을 바꾼 사람도 결국엔 두번째 방법까지 터득해야 비로소 평온해질 수 있다.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는 것. 두 번째 방법은 말은 쉽지만 실행하기는 쉽지 않지. 하지만 정말 할 수 있게 된다면, 글쎄다. 행복이 허무하리만치 가까이에 있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지"


2.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나림의 이야기 

- "목적지요? 사람은 최종 목적지만 보고 달리는 자율 주행 자동차 따위가 아니잖아요. 직접 시동을 걸고 엑셀을 밟고 가끔 브레이크를 걸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제 맛이죠. 유명 작가가 되는게 전부가 아닌걸요. 전 시나리오를 쓰면서 사는게 좋아요. 그러다가 해안가에 도착하든 사막에 도착하든 그건 그때 가서 납득하겠죠."


가볍게 시작한 소설 읽기 중 내가 삶을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모습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나는 나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가?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었다. 특히, 나림의 이야기는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최근에 본 문구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이다. 내가 살아가면서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지는 못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오늘 밤에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달콤하고 즐거운 꿈 하나를 주문하러 가아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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