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같은 울타리 안에서
같이 밥을 먹고
조금은 안전함을 느꼈다.
서로 많이 미숙했지만
탓하기보다
이해하려 애쓰게 되었고,
더 이상 “너 때문에”로 상처 주며 도망치지 않고
“너 덕분에”로
서로의 등을 조용히 토닥여 주었다.
힘듦이 묻어나는 얼굴을 보면
서로의 아픈 마음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비록 지금은 아니지만
훗날 언젠가는
부모의 마음을 알겠지,
희망 하나 붙잡고
소리 없이 울음을 삼켰다.
소리 없이
서로의 마음을 껴안았다.
그래,
그거면 되었다.
외롭게만 두지 않는 것.
함께 있어서
조금 덜 아픈 것.
희망은
언제나 우리 안쪽 어딘가에
조용히 웅크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