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읽은 글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 본문에서 -
성장한다는 것은 주변과 자신의 비율이 변화하는 것이다. / 성장은 무시무시하게 확장된 시야와 더불어 심미적 거리라는 선물도 함께 준다. (..) 아름다움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거리가 필요하다. 깎아지른 벼랑도 그 바로 앞에 서 있을 때나 무섭지, 멀리서 바라보면 오히려 아름답게 보인다.
김지수 기자님의 인테스텔라는 정말 대단하고 또 대단하다. 쉬이 읽히면서 인터뷰이의 울림이 통째로 전해진다. 멋진 사람이 오래 걸려 깨달은 사실을 글 하나로 전해준다니 세상 고마운 일이다. 본문에서 -
제 복음은 ‘더 나은 자신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각자가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면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고 흉내 내는 삶을 멈출 수 있죠.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하니 타인의 삶에 중독되고 분노하는 겁니다. 방송에서 남 먹는 거 쳐다보고, 갑질 하는 재벌들 욕하는데 따져보면 근본적인 적폐는 내 안에 있어요. 해결책이 뭐냐? 사람이 자기 자신을 심오하게 쳐다봐야 한다는 거죠. 나를 보는 데 인색하고 시선이 남에게만 가 있으니 남의 불행에 반색하죠.”
존경해 마지않은 Fred Wilson의 글. AVC는 워낙 좋아해서 아예 따로 뺐다.
It is often tempting to become cynical and lower our expectations to protect us from the pain of disappointment. But I don’t think we should do that. I think it is human to hope and expect.
And it is human to feel the pains of disappointment. We just need to shake them off, get out of bed with a jump in our step, and move forward. And find something new to get excited about.
And start the cycle all over again. 다시 읽어도 참 좋은 글이다.
2018년을 돌아보면, 내 캐파를 깨닫는 시간이었다. 많은 일이 하고 싶었고, 너무 자주 YES 했다. 결과적으로 어떤 것은 어찌어찌 다행히 흘러갔고, 어떤 것은 여러 사람을 실망시켰다.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라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폐 많이 끼쳤습니다.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본문 중에 이 부분이 재밌다. The triage is visible to people, of course, and saying no can be challenging. I saw some friends last night and they invited me to a thing they are doing in a couple weeks. They said “would you like to come?” I said “No”. My friend said, “do you mean you can’t?” And I said “I just mean I won’t.”
글 자체는 무난. 인터넷 버블 때도 이런 일이 있었으며, 어떤 회사는 아마존처럼 될 것이다. 그러니 기운 차리고 열심히 하자는 이야기. 그래도 존경하는 사람한테 이런 말을 들으니, 나름 위안이 된다. 끝까지 가보지 않고는 아무도 모르는 거지만. 덧 - TTC의 Chase가 감사하게도 번역해주셨다. (링크)
올 한 해 가장 큰 목표가 더 자주 글 쓰는 것인데, 프레드 윌슨의 가호가 있기를... (프레드 윌슨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avc.com에 하루도 안 빼고 글을 쓰고 있다... 정말 대단한 냥반.)
작년에 가장 많이 써먹은 말 중에 하나 'Skin in the Game' 우리말로 하면 '승부에 대한 책임' 정도인데. 뭐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하려면, 그 결과로 인해 자기가 영향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 이라크전 참전에 대해 왈가왈부할 거면, 너나 네 가족이 참전을 하는 상황이어야 한다고. 일상생활과 '이혼'한 전문 정치인들을 혐오. 실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사람들은 배관공, 가게 주인, 회사원처럼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뭐든지 해봐야 안다. 나심 탈레브도 본문에서 말하길 맘껏 틀리고 실패해도 된다! 대가만 지불한다면.
꾸준함에 대해라는 글과 읽으면 좋은데. 나에게 울림이 컸던 글이었다. 올해의 가장 큰 목표는 나의 한계를 알고, 적절한 페이스의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 (매 순간 전력질주를 하면 장거리를 못 간다. -> 역시 스타트업바이블에 있는 글) 어렵지만 오늘부터라도...
나에게 2018년은 거진 블록체인이었다. 애증의 블록체인. 아직도 너무 좋고, 몸서리치게 싫다. ㅋㅋㅋㅋㅋ
존경하는 팀 중 하나인 룸네트워크. 브랜딩이 끝내준다. 한 해 동안 대체 이 놈의 'Decentralization' 이 대체 뭐고 정말 중요하긴 한 건가 고민했는데 이에 대해 잘 적어줬다. 감동해서 읽다 보면, 자기네 제품 영업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들어가는데 그 논리마저 엄청 설득력 있다. (한글도 있다.)
멀티 코인 캐피탈의 카일 사마니는 이 동네 최고 글쟁이 중 하나다. 무엇보다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고, Strong View를 가진 사람 중 하나. 어차피 오픈소스로 가기로 한 거 제일 중요한 거는 Go-to Market Strategy밖에 없냐는 얘긴데, 무척 설득력 있다. 글이 너무 좋길래 번역도 했다. (링크)
아라곤은 정말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프로젝트다. 존경한다는 말을 너무 남용하는 것 같은데, 진심으로 존경한다. 말을 하는 것과 진짜 하는 것은 1억 광년쯤 차이가 있는데. 아라곤은 '투명성'이 중요하다며, 펀드 사용 용처를 모두에게 공개하고 있음. 그렇게 하는 철학도 이유도 정말 멋지다. (링크에 가보면 정말 아라곤 펀드의 사용처와 금액을 다 볼 수 있다.)
커뮤니티를 강타했던 글 중 하나. 다들 아직은 인프라를 만들 때라고 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하는 이야기. 엄청 설득력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설득당했다.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아무튼 정말 좋은 글. 덧 - 역시 TTC의 Chase가 번역해주셨다. 감사합니다. (링크)
내가 쓴 글인데 양심 없이 슬쩍 집어넣었다. 정말 인센티브면 다 되는지, 중간자는 내일이라도 없어져야 되는 존재인 건지. 인센티브로 다 될 거였으면 다들 왜 이 개고생을 하고 있는지. 글에도 쓴 것처럼 좀 더 솔직해졌으면 좋겠다. 좋은 건 좋다고, 별로인 건 별로라고 하고. 이거 블록체인인데 너 지금 의심해? 하지 말고... 위대한 오길비가 말하길 ‘사람들의 지성을 모독하지 말라’고 했는데, 자주 생각난다.
마이클 케이시의 좋은 글. 결국 좀 더 솔직해지자는 이야기. 가격에 관심 없는 척하면서 가격에만 집착하는 이중성을 꼬집었다. 본문 중에 -
The message must be one of education. It must openly address the technology’s cons along with its pros, as well as the formidable obstacles it faces in terms of scaling, efficiency and security.
Let’s quit this ugly obsession with price. After all, it simply validates the notion that the benchmark that matters is not bitcoin or some other cryptocurrency but the U.S. dollar.
We made this mess. It’s up to us to clean it up.
뭐니 뭐니 해도 레이 달리오의 '원칙'이다. 배운 대로 실천을 못해서 문젠데. 새해를 맞아 다시 읽어보려고 한다.
좀 더 상냥하고 너그러운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해가 저물수록 이런 저런 핑계로 많이 힘들었다. 올해는 좀 더 너그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