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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 소풍 이정희 May 19. 2024

여름5, 망원 한강공원

사랑스럽게 속삭이던 한강의 밤

 기온도 서늘해지고 시원한 바람이 살랑거리며 놀자며 며칠째 유혹한다. 더 이상 미루면 이 멋진 날씨가 후다닥 도망갈 것 같아 오늘은 마음을 다잡고 한강으로 나갔다.

 

 지난 4월 14일 강서 한강 공원에서 보았던 2024년 한강 공원 조각 작품 순환 전시 ‘한강 조각으로 빚다’가 생각났다.


 일상 속 야외 공간에서 워킹 스루(Walking Thru)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문화 예술을 접할 수 있는 서울시의 대표적 시민 힐링 프로젝트이다. '한강 조각으로 빚다’를 주제로 ‘보면 생명이 생긴다’는 뜻을 담은 '견생(見生) 조각전'이라고도 부른다.


 모두 4차에 걸쳐 진행되는 올해 전시회는 1개 한강 공원 땅 30점씩 총 300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한강 공원마다의 계절에 따라 변하는 특색 있는 한강의 모습과 전시 작품들이 만들어 내는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각 작품은 4가지 소주제(희망, 즐거움, 힐링, 결실)로 나뉘어 차수별로 전시된다. 작품명과 QR코드가 담긴 안내판을 통해 작품의 의미와 설명을 쉽게 확인 가능하다. 누구나 편하게 세계 최대의 '지붕 없는 조각 미술관'으로 시민들을 위한 고품격 힐링 갤러리로 꾸며진다.


 1차로 4월 2일 – 5월 29일까지 30점씩 반포, 강서, 망원 한강 공원에서 전시되고 있는데 아직 못 본 망원과 반포 공원 전시 작품들을 감상하고 싶었다.


 그리고 영화 ‘땅으로 시를 쓰다’에서 자세히 설명해 주었던 한강 양화대교 중간에 있는 <선유도 물의 정원>이 보고 싶어졌다. 다행히 하루 해가 길어져서 노을빛 망원 한강공원을 걷고 밤이 더 멋진 선유도공원을 동시에 즐기기가 가능할 것 같았다.


 얼른 퇴근하여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2호선 합정역으로 갔다. 합정역에서 절두산 순교성지를 지나면 바로 한강변에 도착하고 한강 물길 따라 걸으면 망원 한강공원에 도착할 수 있다.


 오랜만에 지는 해를 얼굴 가득 받으며 강바람을 맞았다. 햇살이 부드럽게 환하고 시원한 바람은 반갑다고 등을 토닥거렸다. 자전거 타고, 마라톤 하고, 걷는 사람들은 모두 얼굴이 밝고 눈빛이 살아있었다.


 '아! 역시 여기 오기 잘했네! 노을 지는 한강을 걷고 조각전시도 보고, 선유도를 즐길 수 있네?

 오늘은 부지런한 내가 참 좋다!'

 키 큰 억새풀 너머로 서울함 공원 고속정이 보였다.


저 넓은 바다로 향한 힘찬 강줄기에 얹은

붉은 태양의 끝자락을 끌어안은  

황혼의 망원 한강공원


나처럼 수십 년 활동하다 은퇴한

고속정과 잠수함에

신기한 듯 살펴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쓸모를 다해도 당당하게

존재함을 더하는 저 낡은 배들이

오늘은 오늘은

의적인 조각들보다 더 뭉클했다.

 

날아오르는 사람 - 전강옥


 하늘로 날아오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표현한다. 사람은 항상 자유롭게 하늘을 날기를 꿈꾼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그래서 플라톤은 인간을 날개 없는 새라고 하였다.


더 늦기 전에 나도 날고 싶다


풍선이라도 잡고

땅에서 올라

새가 된 듯

바람이 된 듯

날아오르고 싶


요즘 마음이 그렇다.


여정 - 김근배


  행복을 주는 파랑새를 찾아 헤매다 돌아온 집에서 파랑새를 발견한다. 바로 집 뒤에 행복을 전하는 파랑새가 있었다. 행복은 늘 우리와 함께 있다는 깨달음을 준 동화처럼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답은 바로 지금 내 안에 있고

행복은 파랑새라는 목표가 아니고

감정이고 과정이다


 굳이 행복하려고만 사는 게 아니다

 이 순간의 즐거움이 모이며

 그것이 행복이 되는 것이다.


 아직 해가 지지 않은 한강을 한참 바라보다 등을 지고 걸어야 한다.  양화대교 중간에 있는 선유도 원까지 걸으며 뛰며 갔다. 다리를 걷는 사람들이 많아 양화대교가 따뜻했다.


" 감사합니다. 지구 소풍의 이야기는 매주 일요일 저녁마다 펼쳐집니다. 다음 이야기를 꼭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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