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둘레길 6코스 석수역에서 출발하는 안양천 구간을 걸었다. 석수역에 내리자마자 주변 모두 하얀 벚꽃들이 만발했다.
벚꽃 천지 석수역
글쓰기를 하고 나서 주변을 자세히 살피고 사진을 찍는 습관이 생겼다. 석수역 2번 출구를 내려오다 벚꽃과 석수역, 기차가 참 어울린다고 생각이 들었다. 계단에서 다음 전철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이리저리 사진을 찍자 지나가는 사람들도 따라 사진을 찍었다.
'저 철로의 끝은 어디쯤일까?
철길 따라 걸고 싶다---'
"당신의 뱃살은 안녕하신지? "
라는 재미있는 측정기를 보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이리저리 통과하며 웃고 실망한다. 나는 몸 관리를 한다고 했지만 예전 같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다.
' 60대, 50대, 40대, 30대, 20대 통과, 드디어 10대 반 통과!!!'
' 아, 호적 62세가 뱃살은 20대?'
다행히 주변에 나보다 체격이 큰 사람들이 있어 더 좋았다. 하긴 나는 44년 전인 대학 1학년 때 구입한 청바지를 아직도 입고 있다.
'아! 그동안 애썼어. 지금처럼 늘 한결같이 노력해야 해.
그래야 밀포드 트레킹도 가고 산티아고 순례길도 갈 수 있어! '
봄 햇살이 화사한 안양천 따라 벚꽃터널이다. 꽃들이 바람에 흩날리자 함평 나비축제가 연상되었다. 벚꽃만큼 사람들도 많았다.
나는 꽃보다 사람들의 밝은 표정과 즐기는 모습이 더 좋았다. 연초록 식물들이 안양천을 뒤덮고 화려한 벚꽃들을 받치고 있었다. 여린 초록이 어찌나 싱그러운지 20대 젊은이들 같았다.
노란 개나리가 고개를 내밀며 만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천변을 뒤덮은 벚꽃들이 다음은 개나리 차례를 아는지 나비처럼 펄렁이며 곁을 맴돈다. 벚꽃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며칠이면 바람에 밀려 사라진다.
'은퇴할 때가 된 나처럼. 높은 곳의 화려한 벚꽃만 바라볼 뿐 바닥에 있는 저 작은 식물들을 자세히 보아주지 않네---
저 풀들은 늦가을까지 제자리에서 묵묵히 제 일을 해내는데---.'
여기는 금천구 안양천. 돌다리 너머는 경기도 광명시
도코 우에노공원 벚꽃 축제
2019년 3월 28일 우에노공원의 벚꽃 축제는 우리나라와 많이 달랐다. 벚꽃은 우에노 공원을 뒤덮고 일본의 벚꽃은 원산지라 그런지 목련처럼 굵었다. 사람들은 오래 기다렸다는 듯이 적극적이었고 화려한 차림으로 들떠있었다. 모두가 마치 파티를 즐기는 것처럼 노래하고 춤추며 함께 즐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