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차 가면 킥보드 왔다가 벤츠 온다
내가 만났던 나쁜 남자들
나는 무수히 많은 똥차를 만나봤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인지라 끊임없이 연애를 하며 많은 남자를 만났고 그 과정에서 똥차들 그리고 킥보드들을 조우하였다.
내가 기억하는 똥차와 킥보드들을 나열해 보자면...
1. 20살이 된 직후 100일에 난 둘이 합쳐서 7만 원인 커플 시계 사줬는데 만 원짜리 에뛰드 립스틱 하나 사온 남자. 평소에 데이트 비용도 내가 다 내고 그의 작은 선물에도 난 진심으로 행복했건만 멀리 떨어진 대학에 합격하여 내가 차였다. 헤어질 무렵 내가 예체능을 그만두어서 체중이 15kg 이상 쪘었는데 그 때문에 차인걸지도..?
2. 6개월 만나고 군대 가서 첫 외출에 바람피운 거 걸린 남자. 그 남자가 훈련소에 있을 때 하루에 인터넷 편지 3통씩 보내고 손 편지 3통씩 써서 매일 우체국에 가서 편지를 보냈는데 첫 외출에 처음으로 서로 핸드폰을 보다가 게임에서 만난 예쁜 여자한테 '그나저나 안 자고 뭐 하세요?'를 시전 해서 난리 났었다가 1년 정도 질질 끌다가 내가 찼다.
3. 획기적이고 가족적으로 바람피운 남자. 사촌이 8년째 친구라며 이 친구는 믿어도 된다고 해서 소개받았는데 나 몰래 친한 여사친 가족이랑 자기네 가족이랑 다 함께 여행을 다녀오더이다. 두 가족 단톡방도 있었다. 미성년자도 아니고 그게 뭔지. 소름 끼치는 건 여행 간다는 사실은 나에게 이야기하였고 자기네 가족끼리 여행 간 것처럼 꾸며서 나한테 모든 사진을 교묘하게 찍어서 보냈다. 너무 믿었던 사람이라 이 사람과 헤어지고 공황 비슷하게 왔었다.
4 나랑 스킨십한 거 친구한테 아주 상세하게 무용담 풀던 남자. 친구들과 단체 톡방에서 길거리에서 본 여자들에 대해서 그들이 듣는다면 경찰에 신고할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더라. 1년 정도 질질 끌다가 헤어졌다. 평소 싸우면 서로 욕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고 상대방은 나에게 물건을 집어던지고 바로 무릎 꿇고 빌기도 했었다.
5. 사귄 지 하루 만에 여자 bj한테 별풍 쏘고 노는 거 들켜서 헤어진 남자. 자기 집에서 2시간 되는 거리를 아침저녁으로 커피까지 사서 매일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던 남자인데 수위 높은 비제이들 방송을 보고 별풍을 쏘는 걸 알게 되었고 저급해서 사귄 지 10시간 만에 헤어졌다.
똥차를 넘나드는 더한 인간들도 있었지만 입에 담고 싶지 않아 여기까지만 적어본다. 누군가 나에게 여러 사람을 만나본 걸 후회하냐 물어본다면 난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유는 연애 경험이 많을 경우와 많지 않을 경우의 장점과 단점 모두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연애 경험이 많을 경우의 장점은 많이 사랑받아봤기에 어떻게 해야 나 자신이 매력적으로 보이고 사랑받을 수 있는지 노력하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나온다. 단점은 사랑을 많이 받아본 만큼 상처도 많이 받아봐서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고 한발 빼고 사랑한다.
그에 비해 경험이 많지 않을 때의 장점은 상처받아본 적이 없어서 겁 없이 온전히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사랑하고 행복할 수 있다. 단점은 서툴고 이성을 끌어들이는 법을 잘 모른다는 점이다.
나는 운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 평생 행복한 사랑이 아닌 불안정한 사랑만 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만은 다르겠지 이번만은 다르겠지 여러 번 하니 정말 이번에는 다르더라.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남자는 다 똑같아 라는 말이다. 이 말은 소수의 남성들이 자신들을 합리화하고 일반화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나쁜 남자는 많다. 하지만 좋은 남자도 많다. 그러니 우리 지치지 말자. 아주 어려운 시험을 보듯이 신중하게 여러 번 도전하다 보면 우리 모두 반드시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오늘도 나는 생각한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