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호림 Jun 20. 2021

나에게 꿈이라는 건

인내이자 참음이었다.

38살에 도전한 SBS 방송국에서 라디오 디스크 쟈키를 뽑는 오디션. 당시 라디오 부스 안 <온에어>에 빨간 불이 들어와야 말을 하는 것도 몰라서 담당 pd에게 혼이 났을 정도였다.


하지만 당시엔 방송국에 대해서 너무 몰랐다.  프리랜서라는  얼마나 힘든 일인지. 방송국 피디가 얼마나 대단한 파워를 가진 사람인지...  이런 경험을 딛고  방송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나는 첨으로 세상과 순응하며 살게 되었던 것도 같다.


그도 그런 것이 그간 누가 나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만 해도 참지 못했던 난데… 방송국에 들어가 보니 방송이 잘되면 피디 탓! 못하면 전부 내 탓이라서 아주 막말과 폭언이 난무하더란 말이지… 거기다가 이런 현실임에도 이걸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줄을 섰고 말이지...


그렇다 보니 세상 강성이던 나 역시 맘이 약해지고 심지어 자존감까지 다 떨어졌다. 근데 그게 말이지 내가 얼마나 라디오 방송이 하고 싶었으면 그 막말을 다 듣고도 참았을까? 싶다. 가수 신성우의 <꿈이라는 건> 이란 노래 가사에 이런 가사가 있다.


<나에게 꿈이라는 건 욕심과 구별할 수 있는 것>


백조가 아름답게 물 위에 떠 있지만 알고 보면 그 두발은 힘들게 물갈퀴 질을 해야 하는 모습처럼 나 역시 꿈에 대한 그 열정 하나로 나 자신을 짓누르며 아주 나를 더욱 멜랑콜리하게 만들었던 거 같다.


갑자기 멜랑콜리? ㅎㅎㅎ 


뭐...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멜랑콜리는 검은 담즙이라는 뜻이고 고대 그리스인들은 검은 담즙이 과도한 사람들에게서 문화예술적으로 비범함을 발견했다고 한다. 특히 아티스트들에게 나타나는 시니컬함과 조울증은 바로 이 검은 담즙 때문이라는 추측도 있는데…


그럼 여기서 궁금한 것은 아주 유명한 문화 예술인들은 담석증 환자도 많을까? 근데 나는 신장 결석인데뭔가 개연성이… 없…

작가의 이전글 백신 때문에 생각난 015b와의 추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