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호림 Jul 15. 2021

대영 기획을 아시나요?

그럼 가수 성지훈 씨는요?

신해철 / 공일오비 / 전람회 등이 소속되었던 대영 기획을 아시나요?


뭐… 그렇다고 내가 대영 기획의 식구는 아니었고. 가수가 꿈이었던 나는 당시 이곳에 내 자작곡 몇 곡을 공 테이프에 담아 보냈었다. 그리고 그다음부터 저런 우편물(그니까 공연, 앨범 홍보)이 오기 시작했는데…


아마도 오디션 관계자가 내가 보낸 테이프에 음원을 들어 보고선 <너를 가수로 쓰기는 힘들다!> 직접적인 상처를 주기 싫었던… 즉, 오디션 거절의 의미를 담은 대영 기획의 배려? 가 담긴 우편물 서비스가 아니었을까? 싶다. ㅎ


첨부한 사진에는 유하 감독의(말죽거리 잔혹사) 처녀작인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넥스트가 참여한 ost 앨범과 015b 객원 가수인 김태우 씨의 밴드 뮤턴트의 홍보가 담겨있다. 거기다가 팬이 아니면 잘 모른다는 015b 가스펠 앨범까지.


하지만 나는 대영 기획하면 성지훈 씨가 생각이 난다. 현재 성지훈 씨는 마스터링 감독으로 더 유명하지만 당시엔 015b의 <이젠 안녕>이란 명곡에도 참여한 객원 가수이자 신해철 씨의 곡을 받아 독집앨범을 내기도 했던 가수였다.


신해철 씨가 작고하고 나서 그의 유품 중 컴퓨터의 자료를 빼내야 하는 작업을 그가 진행했었는데 컴퓨터의 저장 매체(하드 디스크)가 스카시 타입(일반적인 방식이 아님)이라서 고민하시기에 당시 구하기 어려웠던 하드디스크에 끼우는 스카시 케이블도 보내드렸던 기억이 있다.


어찌 보면 그 덕분에 가수 신해철 씨의 첫 번째 유작앨범에는 내 손길도 조금은 들어가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고맙다면서 시중에서는 구할 수 없는 가수 성지훈 즉 본인의 싸인 cd까지 보내주셨는데. 이 형님이 워낙 소탈하셔서 사인하기 싫다는 거 억지로 억지로 해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있다.


대영 기획. 한때 음악으로 우리나라를 흔들어 놨고 뮤지션들의 꿈을 키워주던 기획사이자 이제는 추억으로 남은 이름. 그때 대영 기획과 함께 꿈을 꾸던 꼬맹이가 이제 나이가 들어 그때 그 전성기를 이끌었던 사람들과 함께 늙어 간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추억이 있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낀다.



작가의 이전글 무한궤도 / 공일오비의 조형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