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덤프트럭 몰아 봤냐?
나는 군대에서 운전병이었다.. 남들은 운전병이라고 하면 땡보직이네 월때렸네 라고들 하지만. 나는 죽도록 6공 차량을 정비하고 또 그 6공 타이어를 어깨에 메고 연병장을 돌았던 기억뿐이다. 정말 악몽과도 같았던 수송부 생활. 그곳에는 계급이 준위인 수송관과 그를 따르는 하사관들이 있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왕이었고 우리는 그들을 수발해야 했다.
내가 올린 사진에 보면 차 앞에 부대 명이 분명 6625로 되어 있지만 사실 이 부대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소수 정예 부대였다. 95년도 10월에 군대에 가서 운 좋게 차출이 되어 그 지옥같던 자대를 떠나 사제 1.5톤 덤프 차량을 몰 기회가 있었는대 군복을 입었지만 사복 착용도 가능했고 저때가 일병이었는데 선글라스를 끼고 주머니에 손도 넣고 근무를 할 수가 있었다.
당시 임무는 DMZ근방에 흙을 퍼다가 지금의 자유로를 만드는 일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인공기가 펄럭이던 최전방에 들어가서 수십대의 덤프트럭들이 줄 을지어 오가던 경험은 너무도 황홀했다. 상병을 달 즈음... 공사가 끝나가자 부대가 해체되었고 소속도 없이 여기저기를 떠돌다가 4박 5일 포상 휴가 후에 자대로 복귀를 했다.
당시 다시 원 부대에 선임들과 마주하니 죽을 맛이더라. 사실 차출되어간 부대의 인원들은 오뚝이 부대부터 환상의 17사단 까지 다양한 군부대 사람들이 근무를 했으니까... 그렇다 보니 서열이 있긴 했지만 다들 아저씨나 다름없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