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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림 Aug 28. 2021

The last love song

 내가 신해철에 집착하는 이유

The last love song(15)

신 해 철


2014년 10월 27일. 가수 신해철 씨는 의료 사고로 의식이 없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를 걱정을 했지만 얼마 후 그는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다. 당시에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은 라디오 DJ로서 당신에게 당신의 노래 한 자락을 올리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힘들었던 어린 시절에는 당신이 만든 음악들이 있어서 버틸 수가 있었고 십 대 시절 죽고 싶을 만큼 두렵고 힘들었던 그때 만난 당신 덕분에 죽음을 이겨 낼 수가 있었다. 장년이 되어서 사업 실패로 괴로워할 때마다 살아갈 희망을 준 사람이자 <라디오 DJ>라는 내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게 동기부여를 해준 사람.


단 한 번이라도 나와의 기억 때문에 눈물을 흘린 적 있니?

만일 그렇다면 정말로 그랬었다면 뒤늦은 부탁을 들어주겠니?

날 잊지 말아 줘. 괴로워해 줘. 도저히 못 견딜 만큼. 당장 죽고 싶을 만큼.

지금의 나처럼.

 

This is my last  love song for you and i hate you forever and ever.


2006년 발매된 넥스트 5.5집의 The last love song 이란 노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노래의 가사는 팬들에게 점점 잊어져 가는 자신을 기억해 달라며 절규하던 마왕의 목소리는 아니었을까? 이제 신해철 씨가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9년이 다 되어간다. 더 이상 방송에서 그를 추모하지 않음에 안타까웠고 그의 추모 공연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열리지 못해서 더욱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한때 그를 추종하던 버섯돌이로서 작지만 내가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들이 뭐가 있을지 굳이 찾아내서 진행을 했었다.


우선 내가 ktv 리포터라는 장점을 활용해서 법무부를 기획 취재해 보자라는 생각을 했고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와 머물렀던 교도소에서 그의 음악이 흘러나오게 하는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어 보자는 거였다. 그것도 한곡이 아니라 10곡 이상 나오게 해 보자.


근데 그걸 서울 구치소와 안양 교도소에서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결국은 할 수가 있었다. 그것도 한창 법무부가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총장으로 인해 시끄러운 그때 나는 유유히 기자로서 법무부의 교정 방송국을 취재했고 기사화에 성공했다. 또한 교정 방송인 보라미 라디오에 일일 dj로 출연해서 신해철 씨의 히트곡이자 그가 좋아할 만한 노래들을 모두 틀게 되었다. 교정 라디오인 보라미 라디오는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에 송출이 되기 때문에 전국에 그의 노래가 울려 퍼짐은 물론 어찌 보면 교정 사람들이 그를 강제로 추모하는 1시간여의 시간을 가질 수가 있었다. 교정 라디오 방송은 수감자들이 임의로 끌 수가 없다. 즉,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라디오 방송 소리가 수감자들에게 강제로 들려지기 때문에 청취율 100%의 라디오 방송으로 통하고 있다.


2021년에 들어서 신해철을 향한 나의 마지막 추모 계획이었던 오프라인 콘서트 기획 역시 코로나 19 여파로 신해철 씨에 대한 추모 공연이나 행사는 더욱 열리기 어려워 보였다. 그냥 이제는 흘러간 추억의 가수 정도로 분류되고 있을 뿐 신해철 법이나 그리고 의료사고로 허망하게 떠난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한창 핫 하다는 음성기반 SNS 클럽하우스를 알게 되었다.


“오프라인이 안되면 어떠냐? 온라인에서 그를 추모하는 행사를 열어보자”


그리고 추모 행사는 유족이 원하면 진행하는 거다. 유족이 원치 않는 추모행사는 추모라기 보단 유족에게 더 큰 상처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 확인이나 해보자. 그리곤 유족 관계자를 통해 유족들이 행사 중단을 요청 시 바로 그만하겠다는 구두 서약을 하고 음성 기반 sns에서 행사를 기획했다. 그러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재능기부를 하기 시작했고 그를 그리워하는 1000여 명 이상의 클럽원이 모여서 그간 잘 몰랐던 신해철 씨에 대해 돌아보기를 진행하할 수가 있었다. 이 공연은 클럽하우스 내에서 음악 관련 최초 행사가 되었고 이 공연을 벤치마킹한 비 여러 가지 행사들로 이어졌었다. 거기다 신해철 씨의 대표곡인 ‘날아라 병아리’의 전주 부분의 하모니카를 직접 연주했던 실제 뮤지션이 행사에 함께 해줘서 천여 명의 사람들은 그가 부는 <날아라 병아리>의 하모니카 소리에 감동해서 온라인 공연장은 눈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의 기일에 그에 대한 기사를 만들어 방송하며 추억하기도 했었다.


http://m.ktv.go.kr/program/again/view?program_id=PG2150012D&content_id=625875

http://m.ktv.go.kr/program/again/view?content_id=63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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