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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림 Sep 16. 2021

신해철 스튜디오

성남 신해철 거리

신해철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바로 이 노래가 아닐까? 그대에게. 그리고 이 노래는 두 가지 버전이 있었다. 대학가요제때 만든 음원과 그리고 신해철 2집의 그대에게.


이 두 음원 중 신해철 2집 마이셀프 음반의 그대에게는 너무 세련되고 미디적인 계산이 딱 딱 떨어지는 음원이고 대학가요제의 음반의 음원은... 이건 뭐랄까? 사운드가 진짜 리얼 사운드에 프로그레시브적인 악기 조합이 죽인다고 해야 할까? 물론 연주는 아마튜어스럽지만… 그래도 초반 아트락 그룹 뉴트롤스의 키보드 솔로를 오마쥬 한듯한… 그 웅장한 사운드부터. 신해철의 기타 솔로까지…


내가 그를 다시 만난 게 언제였더라? 아주 오래전에 그가 영국으로 유학? 가기 전 오방 돈 벌어서 샀다던 그 차. 링컨 컨티넨탈을 타고 전주에 강연하러 왔을 때 일거다. 임신한 아내와 함께 그를 만났지만 평소 신해철을 너무 따라 하는 내가 싫었던 아내는 해철이 형을 막 다루고…(아내를 존경하게 됨)


이런 아내에게 기죽지 않으려 연신 선글라스 속 눈빛은 떨렸지만 계속 웃어야 했던 해철이 형은 ‘레이디 중앙’인가? 거기랑 인터뷰하는 내내 우리 부부와 함께 해줬다. 그때 이슈는 암투병 중인 아내와 결혼하게 된 스토리였다. 그리고 그날이었나?


신해철 씨는 첫째 딸 동동이가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고선 황급히 자리를 떠야 했는데 그때 그가 내게 제안했던 건…


오줌 싸러 가는데 같이 가자


였다. 우리는 화장실로 같이 뛰어가서 함께 물을 빼고 있는데 그때 놀란 건. 그의 궁둥이(엉덩이란 표현은 자제하겠다. 화장실이니깐) 요 셋 말로 엉뽕을 했는지 너무 불룩하게 튀어나온 그의 궁둥이. 저게 뽕이 아니라면 운동을 하긴 하나보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 (뭐라니 지금)


그리곤 링컨 차량을 타고 밖에 서있던 팬 무리들과 인사를 하고 떠나던 그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하트 하트 뿅뿅이 었지만 아내는 임신한 사람을 이렇게 고생시켰다면서 아직까지 틈만 나면 한소리 하곤 한다. 근데 정말 시간이 빠른 게 그 뱃속에 있던 아이가 이제는 다 커서 대학생이 되었고 군대까지 다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배가 뭉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면서 아직까지 나를 구박한다.(농담이다)


당시 해철 씨는 방송에서 자신이 안면 인식 장애가 있다고 누누이 말하고 다녔지만 이후에도 내 아내만은 또렷이 기억을 했고 또 산달이었음에도 배가 나온지도 몰랐고 그때 임신했었냐면서 놀라기도 하드라. 심지어 그가 진행했던 ‘고스트스테이션’에선 그 뱃속에 있던 내 아이를 고스 유년단 11호에 임명하기도 했다. 뭐 고스 유년단 빳찌랑 롤러블레이드랑 축구단 팀복을 보내겠다는 그의 구라를 믿고…


좌우간 이런저런 그의 대한 추억과 그리움으로 인해 지나친 팬심으로 작성했던 그의 기사 중 반 이상이 날아갔다. ㅎㅎ 미안해,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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