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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Jan 21. 2018

설득

논쟁은 설득 과정이 아니다. 논쟁은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생각이 다른 이유를 서로에게 확인시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과정이다. 논쟁을 통해 상대를 설득하거나 타협하려는 접근은 어리석다. 이런 접근은 권위주의의 산물이다.


논쟁은 서로를 이해함으로서 적대적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논쟁은 이정도로 충분하다. 설득은 태도를 넘어 행동을 바꾸는 것이다. 논쟁으로 상대방 설득은 불가능하다. 상대를 설득하려면 이해를 넘어 감동을 주어야 한다.

이해가 이성이라면 감동은 감성이다. 인간은 이성과 감성이 어우러져 감정을 만든다. 감정이 동해야 행동이 바뀐다. 설득을 하려면 논리가 아닌 마음을 움직이도록 이끄는 감동을 주어야 한다.


감동은 어떻게 주어야 할까?


처음 강의를 시작할때 선생님께 강의계획서를 보내드렸다. 답메일이 왔다. 강의계획서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지식보다는 감동을 주게"라고 말씀하셨다. 그때는 몰랐다. 이 말의 의미를. 한참이 지나서야 그 의미를 짐작했다. 답은 선생님의 교육 방식에 있었다. 바로 '모범'이다. 선생님은 몸소 앞서 행동함으로서 학생들을 따라오게 했다. 모범은 감동을 주고 행동을 유발시켰다. 행동이 바뀌면 태도는 자동으로 바뀐다.


물론 논쟁은 중요하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는 내 생각을 알리고 이해시키고 싶다면 논쟁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사람들을 설득해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논리가 아닌 모범을 보여야 한다. 모범은 왜 감동을 줄까? 모범은 상대를 바꾸는 것이 아닌 나를 바꾸는 것이다. 즉 셀프설득이다. 자녀가 현명해지길 바라면 부모가 먼저 현명해야한다. 학생이 공부 열심히 하기 바라면 선생이 먼저 공부해야 한다. 상대에게 바라는 것은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모범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 힘은 강력하다. 내가 바뀌면 남도 바뀐다.


***

이 글을 올린게 2년전, 돌이켜보면 난 보수다. 다만 몇십년 전의 가치가 아닌 몇백년 전의 가치, 보수 아버지 버크보다 훨씬 이전의 가치를 지키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골수 보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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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성보다 감성을 중요시한다. 아니 감성보다 기독교의 '성령' 중용의 '성'을 중시한다. 그린디자인을 전공하고 환경을 중시하는 것 보면, 내 가치관은 농경시대를 넘어 수렵채집까지 소급된다. 정말 수구중에 수구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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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의 가치관은 현대의 보수관과 전혀 맞지 않고, 진보 가치관과도 전혀 다르다. 이런점에서 난 역사적 보수인 동시에 급진적 진보인듯 싶다. 어짜피 세상은 돌고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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