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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Jan 21. 2018

화폐란

최근 우리나라는 거대한 학습장이다. 요즘은 경제교실, 구체적으로 '화폐' 공부 시간인듯 싶다. 때문에 화폐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을 좀 보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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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는 크게 두가지 입장이 있다. 하나는 '상품'이다. 상품의 경우 화폐를 돈이라 부른다. 이 돈은 모든 상품과 교환 가능하다. 희소성이 있고, 잘게 쪼깰수 있으며 운반이 용이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금과 은이 이런 돈의 역할을 해왔다. 맑스는 <자본>의 악명 높은 '상품론'에서 돈의 본질을 밝히는데, 그는 돈을 상품의 왕이라 부른다. 나는 그 왕이 우리 시대에 '신'이 되었다는 생각이다. 마치 이집트의 파라오처럼. 맑스주의자들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물신'이란 표현을 종종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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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의 다른 입장은 '구매력'이다. 사실 이게 화폐의 기원에 더 가깝다. 이런 화폐를 경제학에선 '통화'라 말한다. 국가 혹은 어떤 강력한 경제 단체(가령 미국 FRB)가 보증하는 화폐 시스템으로 말 그대로 가치척도의 수단이자 물건을 구매할 '힘'이다. 이 힘은 다른 힘이 보증하는데, 그 힘이란 다름아닌 군사력이다. 달러패권이란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미군사력과 동일한 개념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맑스식으로 말하면 상품=화폐가 교환가치라면 구매력=화폐는 사용가치라 말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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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돈=상품'은 국가나 은행이 통제하지 못한다. 그건 시장=자연의 흐름을 따른 뿐이다. 반면 '화폐=통화=구매력'은 국가가 통제 가능하다. 통화량을 적절하게 공급할수도 있고, 세금이나 이자로 미세하게 조정도 가능하다. 그렇게 가치척도의 수단인 통화가 안정되도록 유지해야 한다. 만약 이걸 못하면 그 정부는 몰락한다. 남미의 많은 민주정권이 무너진 이유는 대부분 이걸 못해서다. 작은 정부를 유지하려다 물가를 못잡아 망했다. 사람들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고 이 틈을 노리고 쿠테타가 일어났다. 역설적으로 이들이 물가를 잡았는데... 이때 도움을 준 세력이 바로 신자유주의자들이다. 이들을 통화주의자라고도 말한다. 결코 예전의 자유주의자들이 아니다. 돈줄을 쥐었다는 점에서 때론 강력한 국가주의자이며, 통화 전체주의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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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는 화폐의 어느 측면을 노린 것일까... 나는 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을 노린 것이라 본다. 그래서 현재의 통화 개념에서 접근하면 절대 안된다. 문제는 신뢰다. 금과 은이 어떻게 돈이 되었을까? 수천년동안 수백억명의 사람들이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화폐가 돈이든 통화든 본질은 신용=신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가상화폐가 진짜화폐가 되려면 신뢰를 쌓아야 한다. 그런데 어떤가... 과연 현재의 가상화폐가 신뢰를 보여주고 있을까... 심지어 이를 옹호하는 이들은 신뢰있는 태도를 견지할까. 난 여기에 본질이 있다고 본다. 만약 블록체인 기술이 먼 미래에 화폐가 되고자 한다면, 먼저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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