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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Jan 21. 2018

존중

채널을 돌리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나와 조금 보았다. 주인공이 나치에게 잡혀가는 장면부터는 차마 더 볼수 없어 채널을 돌렸다. 90년대를 살아간 이들 대부분 비슷하겠지만, 이 영화를 몇번 반복해서 봤던 터라 내용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제목답게 인생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가르쳐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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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앞부분은 조금 생소했다. 주인공의 와이프 도라가 약혼남을 버리고 주인공에게 오는 과정이 새롭게 느껴졌다. 내가 원숙해져서일까 늙어서일까. 결과적으로 그녀의 선택은 참으로 어리석었음에도 참으로 행복한 선택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천생연분으로 여기는 부잣집 남자가 아니라 자신을 공주로 존중해주는 평범한 남자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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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은 너무 인상적이다. 사람들은 보통 누군가 자신을 존중해주면 우쭐해한다. 왜냐면 자신이 뛰어나거나 훌륭해서 존중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허나 이건 크나큰 착각이다. 실상은 내가 뛰어나서 존중받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나를 존중해주기에 존중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 나를 존중해주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존중받지 못한다. 그렇기에 존중받은 사람은 존중해주는 사람에게 감사해야 하며 그를 위해서 어리석은 선택조차 할 수 있어야 한다. 도라처럼. 이건 너무나 큰 인생의 교훈이다. 왜냐면, 어쩌면 존중받는 사람이 아니라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더 훌륭한 사람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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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영화가 주는 교훈이 한두가지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볼수록뿐만 아니라 생각할수록 곱씹을수록 탁월하다. 너무 옛날 영화이기에 혹 못본 분이 있다면 꼭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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