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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Jan 28. 2018

기억과 기록

기억과 기록(역사)는 비슷한거 같지만 상당히 다른데, 가장 큰 차이점은 정확성이다. 기억은 정확하지 않으며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되도록 자신에게 유리하게 재구성된다. 반면 기록은 비교적 정확하게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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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기록은 치명적 약점을 갖는다. 만약 누군가 거짓으로 기록하면 그것이 거짓일지라도 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실제로 많은 역사가들이 여기에 속았고 또 속고 있다. 반면 기억은 그럴 필요가 없다. 어짜피 언제나 바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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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역사는 중요하다. 그럼에도 나는 역사보다 기억을 선호한다. 인간으로서 고정된 선입견을 갖기 보다는 변하는 편이 훨씬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동방의 오랜 기록이자 경전인 <주역>에서도 '변즉통, 통즉구' 즉 변해야 통하고 오래간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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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려면 먼저 궁해야 한다.(궁즉변) 궁이란 호기심으로, 이는 내가 뭔가 의심을 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 호기심=의심을 해소하기 위해 책을 본다. 기억을 바꾸기 위해 기록을 살피는 것이다. 얼마나 오묘한 상황인가... 이건 다행이 아니라 축복이다. 방금 구술문화에 대한 여러 연구들을 읽으며 문자문화에 사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자연스럽지 않은 것을 알기에 자연스러움을 소중하게 생각할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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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지금 읽고 있는 대목을 인용하면 "말은 사람들을 집단으로 연결시킨다. 읽고쓰기는 자신에게 되던지는 고독한 활동이다" 그렇다면 고독한 기억에 의한 기록을 정확하다 말할 수 있을까. 차라리 친구와 공유하는 기억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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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월터 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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