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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Mar 01. 2018

모데르네

무카이 슈타로 <디자인학>


여기서 언급된 '모데르네'는 근대를 의미한다. 근대? 18세기 비코는 라틴어 안티쿠스와 모데르누스를 구분하면서 새로운 학문의 근거를 고전에 둘 것인가, 과학에 둘 것인가를 따져 묻는다. 이 모데르네(모데르누스)의 논의는 르네상스 이전까지 거슬러 가며, 늘 현재성 고민하고 미래를 선취하는 키워드로 작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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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카이 슈타로는 바우하우스와 울름조형이 그 모데르네를 형태적으로 해석하고, 일상에 관철시키려는 운동이었다고 말한다. 그럼 자연스레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우리시대 모데르네는 어떤 형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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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추상'이라고 답하는듯 싶다. 즉 그들은 근대를 추상으로 보고, 세상을 추상화시켜 추상성을 확립하고 사람들에게 추상주의를 관철시키려 노력했다. 그 노력은 디자이너들에게 면면히 이어져 요즘에 와서 비로소 일상에 뿌리내렸다. 주변을 둘러봐라. 추상이 아닌 것이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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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의 철학은 다음 세기에 현실이 된다"는 문장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인간의 신경전달속도가 초당 27m인데, 인류의 신경전달속도는 최소 100년은 걸리나 보다. 그나저나 그건 그렇고, 추상주의를 내면화한 디자이너라면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럼 추상은 무엇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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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론 여기에 대한 나름의 대답이 있지만, 말하지 않겠다. 알고나면 별것도 아니긴 하지만. 이 책의 저자도 아는지 모르는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추상과 그 현상, 특징들을 언급하면서 정작 추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말하지 않고 있다. 근대와 추상의 언저리를 계속 돌뿐 그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해야할 대답을 하지 않으니 집중이 떨어지고, 독서도 느려진다. 모데르네 디자인 본질이 여기에 있는데...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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