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의 소원, 통일 타령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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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시대가 역사 패턴상 418년과 유사하다고 말하는데, 그 시대는 삼국시대 초창기였다. 백제는 고구려 유민들이었고, 신라는 별도의 민족이었던것 같다. 아무튼 고구려와 백제는 친분이 있었고, 신라는 뭔가 모르게 외톨이였다. 당시 가야도 있었는데 존재감이 크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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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의 판세도 비슷하다. 통일신라 이후 약 1300년간 통일 국가를 유지하다가 남북으로 분단된 독특한 시대다. 휴전선 위로 북한이 있고 남한의 정당은 지역적으로 구분되어 있다.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로 그러나 캐스팅 보트는 역시 경기도와 서울이 쥐고 있으며 강원도는 크게 존재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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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이, 전라도와 백제가 겹친다. 경상도와 신라가 겹친다. 충청도와 가야는? 왠지 좀 이상하다. 북한과 고구려는? 맙소사 어이없다고 생각할수 있다. 하지만 미래는 누가 알겠는가? 북한이 고구려처럼 장성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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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현재 남한은 외교력과 군사력이 볼모로 잡힌 비정상국가인 반면 북한은 정상국가다. 핵이라는 강력한 황금 열쇠를 하나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어떤 값에 파느냐에 북한의 미래가 달렸다. 또 남한은 백제와 신라 혹은 가야간 패권싸움을 했던 반면 고구려는 체제적으로 안정되어 빠른 성장을 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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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으로 성장할때가 있고, 안정되어야 성장할때가 있다. 지난 50년은 경쟁으로 성장했는데 앞으로 50년은 어떨까? 서방이 자유 경쟁에 한계가 왔다고 주장하며 탈성장을 말할때 체제가 안정된 중국과 러시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북한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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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년 고구려의 왕은 장수왕이었다. 집권 6년차였나? 아무튼 초기였다. 거의 70년을 집권했으니 20대에 왕이 되었나 보다. 장수왕은 내치를 강화하고 외교력이 뛰어났던 왕으로 평가된다. 당시 중국은 삼국시대 말기에서 동진시대로 가고 있었다. 서로마는 말기였고, 북방은 돌궐이 지배하는 등 국제 상황은 한치앞도 예측이 불가능했다. 그 중심에 고구려가 있었고 균형자 역할을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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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장수왕일까? 그가 장수왕의 장수 기록을 깨고, 장수끝판왕이 될까? 이전의 그는 패륜적 극악무도한 괴물에 치기어린 군주, 뒤뚱거리는 뚱뚱보로 희화화되곤 했다. 그때마다 나는 그런 시각을 우려하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은 그저 우스겠거리나 뭘모르는 소리로 치부되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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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듯 김정은을 치켜세우지만 내가 본 김정은은 사실 기대이하다. 쇼맨쉽은 뛰어났지만 생각보다 매력적이진 않았다. 약간 귀여운 감은 있었지만 신언서판 중 '신언서'가 뛰어나진 않았다. 반면 외교적 '판'단만큼은 싹수가 보였다. 특히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북미회담을 염두한 탁월한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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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재의 김정은보다 20년 뒤의 김정은이 더 궁금하다. 한 30년 군주 생활을 하면 어떻게 될까? 장수왕처럼 외교적 존경을 받게 될까? 아니면 대부분의 독재자처럼 불운한 종말을 맞이할까? 아무튼 오늘 정당별 태도를 보니 지금까지 역사 패턴에 근거한 나의 예측은 어느정도 맞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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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계열 보수 지지자들이여 너무 실망하지 마라. 결국 통일은 신라가 한다. 그러나 그 시기가 약 230년 뒤, 2250년이라 좀 먼 이야기지만... 그러니까 똥묻은 개(비정상국가)가 겨묻은 개(핵가진 정상국가) 나무라는 듯한 통일 타령좀 이제 그만하자... 너희의 소원은 200년뒤 노래해도 늦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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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디자이너가 오늘 신문을 만든다면
신문전체를 어록+화보집으로 만들고, 맨뒤에
"자세한 뉴스는 인터넷으로 보세요"
라는 문구를 넣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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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남북정상회담을 보는 관점이 있을 것이다.
내 눈에 보인 관전평은 "30대 지도자가 이끄는 북한과
60대 지도자가 이끄는 남한의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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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정상회담에서 나의 관점이 세대차였다면,
다음 북미 정상회담의 나의 관점은
김정은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냐마냐다.
스위스에서 유학했기에 프랑스어와 독일어도 가능할텐데...
만약 김정은과 김여정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몇개국어를 동시에 쓰면 세계는 정말 경악할듯. ㅎㅎㅎ
영어 사대국가 우리나라는 말할 것도 없고...
그냥 게임 끝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