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여러 생각

우리 시대 역사적 모범은 언제

by 윤여경

최범선생님 글을 읽으며 우리 시대의 근본이 언제일까 아니 언제를 모범으로 삼으면 좋을까 생각해 보았다.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의 국력이 가장 강력한 때가 언제였는지 따져보면, 통일신라? 아니다. 너무 작은 나라였다. 고려? 중화가 분열한 송나라때 나름 괜찮았는데 몽골이 등장하면서 깨갱. 게다가 고려는 본래 통일신라의 계승이라 영토도 작았다. 조선? 통일신라나 고려에 비해 영토는 넓었지만 조선이야말로 사대국가다. '조선'이란 이름 자체도 중국이 정해준 것이다. 당시 중국 제국은 한반도를 자신들의 속국이라 여겼다. 즉 독립국도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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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를 딛고 일어난 대한민국 태극기의 고종때 만든 것으로 조선의 국제 조약을 대리했던 중국의 제안으로 정해졌다. 독립운동 본산인 상해임시정부는 중국의 적극적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지금은 미국의 적극적 지원이 있어야 가능하다. 북한의 존재도 중국공산당의 지원 덕분에 존재했다. 물론 북한의 군대가 중국공산당의 가장 주요한 전력이기도 했다. 특히 포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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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한국과 북한은 강대국의 적극적 지원 속에서 존재한다는 점에서 완전한 독립국가가 아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전시작전권을 미국에 의존하기에 외교까지 미국의 자장속에 있다. 반면에 북한은 비교적 자유로워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외교 운신폭이 한국보다 작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한국이나 북한 모두 여전히 독립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우리는 민족 통합을 경험하고 있으며 주체성 자주권을 자각한다. 진짜 독립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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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상황을 4~5세기 삼국시대에 비유하곤 한다. 삼한에서 삼국으로 가던 그 시대말이다. 겉으로 보기엔 분열된 국가였지만 따지고보면 이 시대야말로 한반도 역사상 가장 독립적이었고, 가장 강력했던 시대다. 백제가 가장 먼저 서해를 호령했다. 백제는 일본의 규슈와 요동, 요서까지 세력을 확대했고 중국 남쪽까지 영향력을 미쳤다. 근초고왕때 백제의 국력은 최고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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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다음은 고구려다. 고국원왕이 백제와의 전쟁에서 죽고, 대를 이은 소수림왕이 복수한다. 이내 광개토대왕이 등장해 만주를 통합하고 중원을 위협한다. 일찍 병사한 아버지를 이은 장수왕은 외교력이 가장 탁월했던 왕이다. 그는 약 70년 통치하면서 주변국의 존경을 받았고, 외교 문제에 있어서는 항상 중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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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는 7세기 이후에나 빛을 본다. 그러나 결국 한반도를 통일한 것은 신라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당나라와 연합이었다는 점이다. 나당연합으로 당나라는 고구려를, 신라는 백제를 점령한다. 신라는 본래 중화에서 내려온 이들이다. 내 생각에 당나라의 모국인 선비족 혈통이 아닐까 싶다. 당나라 태종은 이씨였다. 이 지역의 토착인들은 박씨였는데, 현재까지 이 지역의 기반은 이씨들과 박씨들이 아닐까 싶다. 이씨 조선과 박씨 대한민국이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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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신화의 '곰'은 '금'으로 발음되었다. '금'은 현재 '김'이다. 이씨들은 항상 김씨들을 경계했는데 결국 김씨의 세도정치로 이씨 조선은 망한다. 박씨 군부정권의 가장 강력한 반대세력도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삼김이었다. 비록 김종필은 박정희는 탄생시킨 장본인이지만. 어쨌든 김씨의 근거도 신라다. 현재 김씨는 북한을 지배하고 있으며, 백제의 후예인 전라도도 김씨의 영향력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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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백성'이란 말이 좋다. 100개의 성이 함께 모여 있다는 의미로 공동체가 존중받는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무차별적인 국민도 나쁘지 않지만 백성도 대부분의 성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무차별적이다. 아무튼 한국은 여러개의 성이 난립하지만 하나의 민족성을 공유하는 독특한 국가다. 백개의 성은 많다. 권력이 분산, 아니 권력 개념자체가 별로 없다. 그래서 할 말은 한다. 독립적이지만 뭉친다. 이것이 가장 자연스러웠던 상황이 4~6세기 삼국시대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나는 21세기 우리 시대가 5세기와 유사한 상황으로 본다. 우리의 뿌리는, 아니 모범이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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