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1970-80년대 미국의 상황이 한국에서 재현되는 느낌이다. 본래 근대화는 시간차가 있는데 미국과 한국은 약 40-50년 차이가 있는듯 싶다. 이 시간차는 하비의 <모더니티 파리>와 쇼르스케의 <세기말 비엔나>를 읽으며 근대 도시가 형성는 시간차를 유추한 것이다. 유럽과 미국 도시가 약 10-20여년, 미국과 일본이 약 20여년, 일본과 한국이 약 20여년 격차를 두고 비슷한 발달 경로를 공유한다. 도시가 그렇담 이념도 이정도 시간차가 나지 않을까... 앵겔스의 말대로 기술은 공간을 변화시키고, 공간은 행위자를 변화시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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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을 겪은 이후 미국과 유럽은 신자유주의 체제로 전환한다. 한국은 약 70여년 근대화가 늦고, 약 50여년 도시화가 늦었지만 근대화의 물결, 신자유주의의 물결을 피할수 없었기에 모든 것이 설익은 상태로 중첩되었다. 그래서 근대 한국은 아주 기형적이다. 무엇보다 스펙트럼이 넓은데, 전근대와 근대, 현대, 미래가 모두 공존한다. 그것도 한 공간에 혹은 한 가정에, 심지어 한 인간 내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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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가 지나면 한국은 자발적으로 신자유주의 체제로 전환될 것인데, 아마 그 신자유주의는 중국형 혹은 한국형 신자유주의라 불릴것 같다. 지금을 신냉전이라 부르듯. 신자유주의는 정치적 용어로 쓰이지만 실제로는 경제적 용어다. 통화시스템과 노동유연화로 대표되는. 굳이 이걸 설명하진 않겠다. 이 키워드를 각자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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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점은 이 한국형 신자유주의가 불러올 세상이 어떨까이다. 구 신자유주의가 불러온 끔찍한 현상이 양극화인데... 과연 그 양극화가 심화될까 아니면 완화될까... 완화된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심화된다면 다음 단계는 바로 신분제의 부활이다. 우리가 앙시앵레즘이라 불렀던 그 체제말이다. 나는 그 현상을 곳곳에서 목도한다. 예상컨데 아마 신분제는 양극화의 완화라는 탈을 쓰고 나타날 것이다. 그래서 더 걱정이다.
****(이하 페북 문답)****************************************************************************
***** 80년대까지는 서구의 18세기하고 비교하는게 온당해 보였습니다.
윤여경 ㅎㅎㅎ 그렇긴 해요. 차라리 20-30년대 모던이 더 모던 다왔죠.
***** 20세기 진입직전 19세기 유럽은 근대화도 상당히 진행되고 독특한 개인들도 흔하고, 한국 70-80년대는 비교 대상이 못될 정도로 진화되었던 사회형태였던 것 같아요. 20세기 들어와 느닷없이 온 세상이 지옥으로 다이빙 해버려서 그랬지..
윤여경 네에 비슷한 경로죠. 가장 근대 정신에 가까웠을때가 사실상 초기입니다. 근대사관은 진보사관이라기 보다는 퇴보사관이라 불러도 틀리지 않다는 생각이예요
***** 이거 대표적인 서구 기준 후진국 담론인데요.. 근대화 자체가 자본주의 제국주의였기 때문에 전세계 동시다발적인 거죠. 오히려 식민지가 변화가 더 빨랐죠. 근대화에 적응 못하는 갈등은 한국 뿐만 아니라 근대화 자체에 내장된 거죠. 이런 기준으로 보면 가장 앞 선 나라가 따라야하는 모델 선진국이 됨.
윤여경 저는 순환론적 사고관을 갖고 있어서 가장 후진국을 가장 선진국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가장 쓸모없는 말이 선진-후진이고 가장 쓸모있는 말이 현상의 패턴을 읽는 것이라 생각해요.
***** 예전 전쟁세대라면 아무것도 없었으니 모델이 미국 일본 등이었겠죠. 선진 후진 기준은 그렇게 나왔겠죠. 그런데 우리에겐 냉전체제 자체가 전세계적 동시다발적 자본주의 체제였고 냉전 이후도 마찬가지죠. 냉전 때는 확실히 따라야할 선진국 모델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의미가 없는 듯하네요. 물론 세계적-세계화 담론을 아직도 주장하는 분들이 많지만요. 한국의 현상을 문명-미개 담론으로 파악하면 사회진화론이 돼버리거든요. 따라야할 선진 문명이 어딘가 있고 우리는 열등한 존재가 되는거죠. 지금 문제는 글로벌 자본주의 동시성의 문제이고 대안 모델은 취사선택하는 거라고 봅니다. 자본주의 근대화 발달의 선 후에 가치가 있다고 보면 ‘후진’ 동남아에서 배울 건 없는 거죠. 역사 발전을 선형적으로 보는 서구 진보 사관은 깨졌고 지금은 ‘역사의 종언’ 시대니까요. 패턴을 읽는 다는 말에 동의하고요. 깃 댓글 죄송합니다.
윤여경 저는 선진-후진 도식을 끝낸게 신자유주의라고 생각해요. 시장을 하나로 묶으면서 그 도식이 의미 없어진 것이죠. 이제 오로지 파는 문제만 남은 상황이랄까... 물론 특정 관점에서는 선후가 있겠지만, 존재론적 측면에서 선후는 아무 의미없는 것 같아요. 계몽주의가 발명한 진보개념도 200년이 넘었으니 이제 그만 폐기해도 될듯, 아니 마땅한듯 싶어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덕분에 논의의 격이 한층 높아지네요~
***** 그런데, 개인, 개인주의, 자아, 그 개인의 인권, 그 개인의 선택에 따른 책임, 개인의 행복, 다양성, 소수의 권익 같은 것들은 근대 이후에 와서야 인간들이 비로소 정립하기 시작한 개념이고 가치로 보이더라구요. 이전에는 개인이 존중되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집단의 일원으로서 개인만이 있었지. 우리나라에서는 80년대까지만 해도 개인이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개인들이 서구 19세기에서는 존재하는 것 같더라구요^^ 우리나라에서 "전근대"라고 할 때는, 저는 개인, 개인주의, 자아, 그 개인의 인권, 그 개인의 선택에 따른 책임, 개인의 행복, 다양성, 소수의 권익과 같은 것들의 관점에서 구분합니다. 세대에 따라 정말 놀라울 정도로 근대화되어 있는 정도의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윤여경 언급하신 단어 모두 개인주의에서 파생된 개념이고 가치네요. 개인과 사회는 맥락적 개념에서 의미있지, 그 자체로 완전하진 않다는 생각이예요. 가령 오늘 저는 아이와 함께 물놀이장에 다녀왔는데 저에게 "개인"이란 상황은 없었어요. 만약 있었다면 큰일이 났겠죠. 저는 개인은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가능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한국에 그런 시스템은 여전히 부재해요. 그래서 개인이 없고 동시에 사회도 없죠. 없다기 보다는 미숙하다는 말이 맞지만... 아무튼 어떤 사회를 만드냐에 따라 개인이 달라지고, 어떤 개인이 되느냐에 따라 사회가 달라지겠죠. 안타깝게도 가장 개인주의가 잘 실현된 그 시절, 19세기 영국에서 그 개인을 존재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삶이 가장 비참했습니다. 남녀노소 모두요. 제가 알기론 4살짜리가 하는 일도 있었더군요. 우리 애도 노동자였던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