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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Sep 10. 2018

소매종말, 오프라인 매장은 끝났다

https://news.joins.com/article/22953801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을 죽인다고 아우성이었다. 그러다가 편의점이 동네슈퍼마켓을 잠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제는 대형마트건 편의점이건 다 죽는다고 난리다. 돌이켜보면 이 흐름은 이미 예고되어 있었지만 당시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이제 오프라인 매장 영업이 끝났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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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오프라인 공간은 끝인가? 그것도 결코 아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끝났지만, 공간은 여전히 유효하다. 단 오프라인 매장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즉 오프라인 '매장'은 이제 물건이 아니라 서비스를 팔고, 문화를 제공하는 오프라인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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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장난감 매장은 단순하게 장난감을 진열해 놓으면 안된다. 장난감을 어떻게 갖고 놀아야 하는지 놀이문화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직접 가지고 놀게 만들어야 한다. 아이랑 아빠는 장난감 가게에서 실컷 장난감을 갖고 논다. 아빠가 집에 가자고 해도 일어나지 않는다. 결국 아빠는 "그래 이거 사줄께"라는 말로 타협안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 장난감은 온라인으로 주문한다. 집에 가면 장난감은 이미 배달되어 있고, 늦어도 다음날 아침에는 문앞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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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이런 소비 문화는 이루어지고 있다. 나는 서점에서 맘에 드는 책을 만나면 온라인으로 주문한다. 매장보다 15%나 싸니까 굳이 매장에서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소비 행태는 이미 너무 흔해서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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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공간은 이제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다. 문화, 지식, 대화, 교육 등 사람들이 만나서 즐기고 교류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즉 오프라인 공간은 물건을 소비하는 곳이 아닌 문화를 향유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음식도 그렇다. 맛있는 음식점에서는 음식을 파는 것만이 아니라 요리방법과 반조리된 요리를 팔아야 하고, 커피숍은 음료를 파는 곳이 아니라 쉴 공간과 대화를 팔아야 한다. 옷가게에서는 스타일을 제안해야 한다. 광장에서는 토론이 이루어져야 하고, 시장에서는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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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고 아우성치면 당장은 위로받겠지만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는다. 저마다 너무 힘들기에 그럴 여유가 없다. 이럴때야말로 정신을 바싹 차려야 한다.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궁하면 변해야 한다. 통할때까지 변하고, 운좋게 통하면 오래간다. 오랜 주역의 가르침이다. 힘들다고 아우성만 치지말고, 변화를 꾀해야 한다. 인문학과 디자인을 공부하는 내가 굳이 이렇게 떠드는 것은 정말 답답해서이다. 당장 눈앞만을 보지말고, 먼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흐름을 읽고, 먼 미래를 보고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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