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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Nov 12. 2018

모던, 디자인, 자본

오늘 <건축평단>에 원고 하나를 넘겼다. 맑스 탄생 200주년 기념호라 했다. 나에게 주어진 주제는 "모더니즘, 자본주의 그리고 디자인"이었다. 맑스는 물론이요 단어들이 모두 엄청나다. 분량도 약 70-80매로 상당한 양을 요구했다. 나는 이 주제를 다룰 능력이 없는데... 지난 두어달 피가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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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하다가 어쩔 수 없이 글을 써내려 갔다. 일단 "안녕하세요. 그래픽디자이너 윤여경입니다"로 시작했다. 이 문장은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의미로 무식을 드러내는 글을 쓸때 애용하는 수법이다. 이렇게 쓰고 나니 다소 마음에 안정이 왔다. '에라 모르겠다' 막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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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별 제목은 "신화가 된 모더니즘" "역사는 디자인된다" "영성화 되는 자본주의" 그리고 "자본주의 유토피아"이다. 제목에서 알수 있듯 글은 모더니스트 영웅들의 신화에서 시작해 디자인 역사를 경유해 현대 신자유주의에 이르렀다. 자본주의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돈을 쫓는다. 나는 평소 이 시대의 성령이 돈이라 생각하곤 했다. 돈이 곧 유토피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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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분있는 역사학자와 점심을 먹고 이 이야기를 하며 생각을 물었다. 역시 쉽게 동의하지 않으며..."워낙 새로운 얘기 잘 하시잖아요.."라며 대답을 슬쩍 피한다. 그때 나는 직감했다. 또 내가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 그러나 어쩔수 없다. 이미 써버린 것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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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읽기도 여의치 않은데... 어떤 한계에 직면한듯 싶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역시 첫문장이다. 내 직업은 늘 내 생각의 우산이 되어준다. 어쨌든 너무 진이 빠져 당분간 글쓰기가 어려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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