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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Jan 02. 2019

완전한 인간

근대는 진보의 세계다. 그래서 현대 예술을 아방가르드라고 말한다. 이를 다시 '형식예술'이라 말하는데, 쉽게 풀면 내용보다 형식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만약 예술이 삶의 양식이라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여지느냐'가 더 중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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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방식으로 예술도 내용보다는 보여지는 형식이 더 중요하기에 예술의 내용을 깊이 있게 보려는 사람에게 현대 예술은 다소 실망감을 안겨준다. 이런 분들은 주로 미술사로 관심사를 돌리게 되는데, 고전예술은 오랜시간 형식이 고정되어 있었기에 깊이 있는 내용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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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체 미술사에서도 큰 변화와 도약의 시기가 있다. 형식을 중요시하는 분들은 미술사에서 주로 이 시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분들은 현대 예술도 좋아하는 편이다. 이들은 주로 그리스 로마 예술, 르네상스, 인상파 예술을 선호한다. 반면 이집트나 중세 예술, 중국과 이슬람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빠른 형식변화보다 깊이 있는 내용을 좋아하는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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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형식을 중요시하는 분들은 겉치례를 중시하고 말로 사람을 현혹시키지만 내용이 빈약하기에 다소 공허하고, 내용을 중요시하는 분들은 내용의 깊이는 뛰어난데 너무 맹목적이라 형식이 어설프고 어려워서 안타깝다. 간혹 둘 모두에 관심을 두는 분들이 있다. 나는 이런 사람을 만날때면 '괴물'을 만났다는 기분이 들어 바로 꼬리를 내리고 존경심을 표하는데 흔치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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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불완전하다. 그래서 아름다운 존재다. 여기서 '아름답다'는 말은 '앎을 추구한다'는 의미로 아름다운 존재란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자각했기에 호기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앎을 추구하는 사람이란 의미다. 이런 사람들은 현재의 상태로 진단되기 어려우며 미래조차 짐작하기 어렵다. 그가 어떤 과거를 가졌던 그 과거는 그 사람을 더 멋져 보이게 할 뿐이다. 만약 그가 고귀한 출신이라면 역시..하며 고개를 끄덕거릴 것이고, 만약 그가 천한 출신이라며 경이로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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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완전한 인간이란 형식과 내용을 모두 취하려는 불완전한 인간이다. 그렇기에 왕성한 지적 호기심을 갖고 무언가를 추구하는 사람을 만날때면 아주 흥미로운데, 그 사람이 형식, 즉 디자인까지 잘하면 너무 매력적이라 자꾸 보고 싶어진다. 누군가 '아름다움은 본질적으로 다시 보고 싶은 것'이라 그랬듯이. 올해는 이런 완전한 인간들을 더 많이 보고 싶은 것이 나의 새해 바램이다. 이것이 바로 나의 새해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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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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