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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May 01. 2019

현대 금융이란

http://www.newstof.com/news/articleView.html?idxno=1524&fbclid=IwAR0uM8NpBRCQWhUiBxpiH3FZOUGmWxyO4LZxfQi0miKiEvpLrcyxV8Xar_Y


현대 금융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한 글이다. 하지만 장담하건데 이 글을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한때 경제학 책 열심히 읽은 나조차 버벅버벅 더듬더듬 읽었다. 하지만 현대 금융의 기본 원리를 '지급준비금'라는 키워드로 잘 풀어주셨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읽으면서 몇가지 의문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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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첫번째 의문에 왜 '부동산'은 화폐로 여겨지지 않는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산의 약 80%가 부동산에 깔려 있기에 부동산이 화폐로 포함되지 않으면 신용의 80%가 설명되지 않는것 아닌가? 다른 실물 제품들은 사용됨으로서 소모되기에 그렇다쳐도... 물론 부동산도 아주 느리게 소모되지만 그래도 부동산의 현실을 반영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경우(혹은 외국도), 이제는 부동산을 화폐로 포함시켜야 하지 않을까? 그럼 너무 복잡해져 분석 자체가 힘들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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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현대 금융 시스템은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비롯되어 전세계에 파급된 시스템이다. 이를 은행시스템이라고 하는데 은행은 실물 혹은 능력을 담보로 리스크를 감수한채 돈을 대출한다. 일종의 투자개념인데 망하면 쪽박이다. 그럼 이들은 돈이 어디서 났을까? 바로 은행에서 빌린 것이다. 그럼 은행은 돈이 어디서 났을까? 그냥 뿅 만든 것이다. 이것을 경제학에서 신용창출이라고 한다. 이 신용창출의 근거는 바로 1602년으로 거슬러 가는데 바로 잉글랜드 정부, 쉽게 말해 왕의 군사력이다. 왕이 군사력으로 세금을 걷어 돈을 보장해줄테니 일단 내가 필요한 돈을 뿅 만들어 나한테 대출해줘... 이러면서 첫번째 신용창출이 시작된 것이다. 좀 걸러 말하면 무력=능력을 담보로 신용이 창출되었다고 할까. (그래서 내가 블록체인 금융을 믿지 않는다. 블록체인의 금용을 담보하는 힘쎈 자는 누구인가? 대답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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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을 창출하는 은행은 어떻게 먹고 살까.... 리스크까지 감수하면서. 그래서 이자가 생겼다. 그 리스크에 대한 보상과 관리 비용 겸해서 이자를 받는다. 이자의 기준은 여러가지 인데... 리스크 정도, 돈의 크기, 시간 등 여러가지 제약을 받는다. 그런데 이 은행들이 미친듯이 대출을 하거나 사기를 쳐서 신용을 엄청나게 창출했다. 그래서 버블, 소위 거품이 생기고 사람들이 이 신용이 모두 사기라는 것을 알게 되면 거품이 꺼진다. 그러면 창출된 신용이 공중분해되면서 엄청난 경제위기를 맞게 된다. 이 신용을 믿었던 사람들이 모두 망해 사회적 대혼란이 초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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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를 읽어보면 그런 위기가 많았다. 굵직한 위기가 생기면 이에 대응하는 금융정책이 마련되는데, 현재의 중앙은행은 마지막 경제위기, 미국 대공황과 2차대전(독일 초인플레이션)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지금까지는 금과 은에 기댔는데 금은은 너무 희귀해서 유동성이 약하다. 그래서 힘이 대빵 센 미국이 달러를 보증하고 미국의 중앙은행이 달러공급을 통제함으로서 통화위기를 조절하겠다고 나선것이다. 달러는 무한대로 찍을 수 있으니까. (사실 초기에는 금의 양에 근거해서 찍겠다고 약속했지만 1971년 닉슨이 그 약속을 깼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 100년동안 다행이 세계경제는 대공황이나 초인플레이션 같았던 엄청난 금융위기는 없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도 중앙은행이 엄청난 신용창출을 통해 은행 거품 상실을 채워줬다. 덕분에 시중의 통화량(M2)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이건 완전 사기인데... 가장 힘쎈 미국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무튼 덕분에 큰 위기 없이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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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글에 흥미를 갖는 이유는 이 자본주의 금융 시스템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거품에 취약해지고 양극화도 심해지고... 아무튼 스스로를 위기로 만들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제는 자정능력조차 의심스럽다. 그렇다면 이를 대체할 방법이 있을까? 이때 내가 주목한 경제가 바로 이슬람 경제다. 이자가 없는 은행... 이게 가능할까? 가능하다. 그들은 약 1000년동안 유라시아의 통상을 운영했지만 서양과 같은 거품 경제는 없었다. 어떻게 그럴수 있었지??? 혹시 이 글이 그것의 본질을 말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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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신용이 신용을 낳는다. 현대 금융도 중앙은행이 무력에 근거해 신용을 창출하면 민간이 이를 받아 신용을 더 창출한다. 적게는 100배, 많게는 1만배까지 신용이 창출된다고 한다. 나는 이 글을 "이제 엄청나게 신용이 창출되는 민간금융 상황에서 중앙은행과 국가가 신용통제능력을 상실했으니 그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과연 그 대안은 무엇일까? 현대 금융시스템의 보완일까? 아니면 이슬람식의 금융시스템일까?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일까? 흥미롭다.


아래는 주고 받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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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다른 건 제쳐두고 부동산이 화폐가 될 수 없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ㅎ
왜 부동산만 화폐로 특별대우를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재화 역시 화폐가 될 수 있단 얘기인데요. 총 자산과 유통되는 화폐를 혼동하는 것은 아닐런지요


윤여경 네 원론적으론 맞아요. 그런데 이 글은 그 원론을 불신하는 글이니까요. 저도 평소 원론에 배치되는 의견을. 본래 돈과 화폐는 다른데... 그냥 같다고 치고, 화폐는 두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해요. 일단 오래 보관이 가능하고, 잘게 나눌수 있어야 하죠. 그래야 상품교환의 수단으로 될 수 있으니까요. 근데 이 돈을 맑스는 상품의 왕, 즉 돈을 상품으로 여겼어요. 교환수단인 돈이 그 자체로 상품이 왕의 됨으로써 자본주의가 성립되었다는 주장이죠. 당시 경제학자들에겐 (특히 오스트리아 쪽 경제학자들은 돈은 구매력으로 생각했거든요.) 좀 터무니없어 보이지만 꽤 일리가 있습니다. 자본론 중 아무도 안읽는 <상품론>의 핵심 테마예요. 그렇다면 자본주의에서는 상품도 돈이 될수 있다는 조건이 된거죠.


윤여경 그건 그렇다치고, 다른 상품은 왜 돈이 될 수 없었을까요? 이유는 사용되어 소비되고 소모되기 때문이에요. 오랫동안 보관을 할 수 없거든요. 그런데 덜 소모되는 상품들은 화폐기능을 해요. 가령 아름다움(사실은 비싼) 그림 같은 상품은 오래 보관이 가능해서 마치 채권처럼 여겨지는 경우도 있죠. 삼성 같은 재벌들이 그림에 관심을 두는 이유죠. 그 사람들이 미술사나 미적가치에 무슨 관심이 있겠습니까... 이런 점에서 부동산도 그런 측면이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그림보다는 부동산에 더 많은 자산이 몰려있으니...대기업들도 엄청 갖고 있죠. 그리고 사람들은 그것을 예금과 같은 자산가치로 여기잖아요. 그러면 부동산이나 그림 같은 상품도 화폐로 여겨야 하는 시대가 온거 아닐까 해요. 그림은 그렇다쳐도 적어도 부동산만큼은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해요. 이 의견은 제 의견이 아니라 <회의주의자를 위한 경제학>에 등장하는 내용이기도 해요.


윤여경 고 노무현 대통령 경제 교사로 유명했던 분이죠.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499062

윤여경  '자산은 고정되고, 화폐가 유통되는 것'이라는 구분도 생각해볼 문제예요. 과연 유통 불가능한 자산이 있을까요? 만약 있다면 유통 불가능한 자산이 가치가 있을까요? 자산이 유통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자산이기 동시에 화폐처럼 여겨질 수 있지 않을까요? 마치 도박에서 예금도 걸고, 채권도 걸고, 부동산도 걸고, 손가락(능력)도 거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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