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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Jul 09. 2019

몸의 철학

조지 레이코프의 <몸의 철학> 독서를 시작했다. 이성민 샘 덕분에 알게된 이 철학의 면모는 최근 나를 상당히 흥분시켰다. 덕분에 나의 디자인이론을 상당부분 수정해야 하는 곤혹을 겪고 있지만... 이런 곤혹은 즐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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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코프는 세가지 전제를 한다. 첫째는 '마음은 신체화되어 있다'이다. 둘째는 '무의식이 생각을 지배한다'이고, 셋째는 '추상적 사유는 은유를 통한다'이다. 이 세가지 전제만으로 이미 충분한 통찰을 느끼게 만든다. 물론 이 통찰을 이해하고 성찰에 이르는 과정은 버겁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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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읽고 있는 책은 에릭 켄델의 <통찰의 시대>이다. 나를 뇌과학으로 이끈 분리뇌 권위자 마이클 가자니가가 이성의 뇌과학자라면 켄델은 감정의 뇌과학자로 부른다. 켄델은 편도체를 중심으로 감각과 감정, 이성(인지)이 연결되는 과정을 실용적으로 풀어준다. 이 책을 마치면 감각지각을 좀 더 전문적으로 접근하는 라마찬드란의 책을 읽어볼 생각이다. 이로서 이성-감정-감각의 뇌과학 삼종세트를 섭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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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마음이다. 레이코프는 마음은 신체화 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신체는 무의식이 95%이상 지배한다고 말한다. 이는 보수적인 숫자다. 가자니가는 인간 이성은 97-98%의 무의식이 2-3%의 의식을 지배하는 과정이라고 말하니까. 숫자는 중요치 않다. 레이코프의 매력은 이런 전제들을 근거로 은유의 역할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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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 샘은 은유에 대한 대화에서 레이코프을 인용해 '은유는 일종의 신체적 패턴'이라고 말하셨다. 가령 '인생은 여행'이라고 은유하면 우리는 인생을 여행 패턴으로 사유하게 된다. 여행은 다소 모험으로 두려움과 기대가 공존한다. 반면 '인생은 전쟁'이라 은유하면 전쟁의 감각 패턴이 인생을 지배한다. 만약 이런 은유가 사유의 안경이라면 전쟁 안경을 쓰고 살아가는 이는 얼마나 힘들까. 또 얼마나 무자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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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은유를 중심으로 디자인이론을 재구성하고 있다. 이 과정은 정말 흥미로운데, 마치 세상을 보는 안경을 만드는 기분이다. 그리고 이 은유안경제조가 바로 이 사회에서 예술과 디자인의 본질적 역할임을 알게 된다. 물론 이 역할에는 무거운 책임감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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