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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Aug 15. 2017

디자인캠프를 돌아보며

2015년 무작정 시작했던 디자인캠프, 멤버 하나가 주판을 두드리고 다른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와서 질문을 던졌다. "이거 꼭 해야해?" 사실 돌이켜보면 상식적으고 이해안가는 행사이긴하다. 적자에 노동 봉사에 어느것 하나 이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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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정적이 흐른뒤, 누구 하나가 말을 이었다. "하자, 이런 거 없었으니까 그냥 하자, 재밌을거 같아" 이게 논리가 될까. 아무튼 이 말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만약 그때 누군가 효율과 합리를 주장했다면... 아마 지금의 디자인캠프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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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 공자와 소크라테스이래 많은 사상가들이 광기를 강조한다. 사람들은 개인을 강조하면서도 광기를 배척한다. 자신과 똑같기를 바란다. 똑같은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광기만이 세상을 바꿀 유일한 태도다. 광기만이 자유를 만끽할수 있으며,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할 기회를 갖을수 있다. 물론 기꺼이 실패를 수용한다면, 실패가 주는 교훈과 가치를 인정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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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주주의, 얼마나 허황되고 모순된 표현인가. 개인을 강조하는 자유와 집단을 강조라는 민주가 마치 동어반복인양 나열되어 있으니. 두 모순이 동시에 수용되는 이 현실이 미친거 아닌가. 그럼에도 사람들은 두 가치를 모두 소중하게 여긴다. 그렇다. 자유의 창도 있어야 하고 집단적 방패도 필요하다. 엄마와 아빠가 있어야 내가 있듯이 다른 둘이 만나야 새로운 무언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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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것이 만나야 새로운 것을 낳는다. 물론 나는 엄마도 아빠도 원했던 존재가 아니다. 그럼 어떤가. 낳았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 아닌가. 그래서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몸과 정신을 희생해 정성을 다해 키워낸 것이 아닌가. 결국 둘 중 하나를 버리려는 태도가 문제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허황된 꿈과 행동, 비효율이란 것을 알면서도 그 길을 가는 행동이 바로 광기다. 그렇게 모든 것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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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기를 공감하고 함께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게 감사드린다. 그렇기에 우리는 살아있다. 광기가 제도가 될때 우리는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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