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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Oct 09. 2019

은유 독서록

이성민 샘께 기본층위범주 이야기를 듣고 흥미로워 <삶으로서의 은유>를 읽었다. 덕분에 은유에 눈을 떠 <몸의 철학>에 도전했다. 약 3개월간 그 책을 읽으며 그가 많이 인용하는 다마지오의 책을 읽었다. 다행이 최근 저작인 <느낌의 진화>가 번역출간되어 있었다. 이 책은 '항상성'을 강조하는데, 책을 읽는 내내 '코나투스'가 떠올랐다. 그래서 스피노자 해설서 <완전주의>를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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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지오의 3부작 중 마지막 책 제목이 <스피노자의 뇌>이다. 스피노자의 해설을 읽을때 떠오르는 동양학자가 두명 있는데 '치양지'의 왕양명과 '물아일체'의 장자다. 양명의 해설서는 최재목의 <내 마음이 등불이다>가 탁월한데 비교적 최근에 읽었기에 <장자>가 읽고 싶어졌다. 그런데 이번엔 왠지 맨뒤의 '응제왕'편부터 거꾸로 읽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모르겠고 그냥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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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는 나의 사유를 재구성하도록 이끈다. 공부를 시작하고 이런 적이 몇차례 있었다. 첫번째는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를 쓰기 직전이다. 당시 마구 떠오르는 산발적 생각이 증발될까 두려워 책으로 기록했다. 두번째는 <역사는 디자인된다>를 쓰기 직전인데 역사연표를 구성하고 기존 도식으로는 도저히 설명히 안되서 난감했다. 그래서 동양사상을 읽었고 사유의 틀을 삼위일체에서 사위일체로 바꿔야 했다. 3에서 4로 단순한 변화지만 나로선 지금까지 공부를 완전히 부정하고 새로운 스키마를 구성해야 했기에 너무 힘들었다. 다행이 새롭게 구성된 도식으로 역사연표를 설명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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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이번이 세번째이다. 이번엔 다행이 쓰고 있는 책이 없어 부담이 적다. 또 은유 언어학이 과학에 근거하기에 틈틈히 읽어온 과학서적들이 유용하다. 특히 진화론과 신경학, 생물학이 은유와 관련이 깊은데 이 분야는 그린디자인을 공부할때 나의 주된 관심사였다. 장자도 그렇고... "아 마치 연어처럼 이렇게 다시 회귀하는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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