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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Dec 24. 2019

디자인역사연표

역사는 디자인된다 연표 _ 역사의 패턴 읽기


나는 역사를 200년 단위로 전환기와 이행기로 구분한다. 1550-1750은 이행기였고 1750-1950은 전환기였다. 두 시기 모두 어떤 커다한 변화가 동반된다. 하지만 그 변화의 양상은 다르다. 전환기에는 실제 삶에서 혁명적 전환이 일어나고 이행기에는 패러다임 쉬프트가 생긴다. 1550-1750 이행기에는 종교혁명에 이은 근대국가의 개념이 성립되었지만 실제 현실은 제국형 국가였다. 실제 정치적 변화은 전환기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 이행기에 완성된다. 


이를 마르크스적 개념으로 보면 상부구조(관념 혹은 이념)와 하부구조(유물 혹은 이데올로기)로 나눠 생각할 수도 있다. 이행기에는 상부구조가 변한다. 그리고 전환기에는 하부구조가 변한다. 이렇게 변화는 어떤 하나의 형식으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순서적 관계이다. 이를 인과관계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상부구조와 하부구조는 서로 인과관계인 셈이다. 


1950-2150은 이행기다. 우리는 이행기 초기를 살아가고 있다. 새로운 이념의 탄생 시기다. 그래서 나는 지난세기의 저작들은 상당히 비판적 관점에서 읽는다. 왜냐면 지난세기의 이론들은 우리가 가야할 단계가 아니라 우리가 지양해야 할 단계로 어떤 방향성을 준다. 그 내용을 숙지하기 보다는 방향만을 취하면 된다. 이런 점에서 적당한 선에서 발을 빼는 전략을 취한다. 너무 깊게 빠지면 새로운 사고가 어려워질 것 같아서이다. 


하지만 기원전 6-4세기는 집중해서 보는 편이다. 왜냐면 그때가 지금과 아주 유사한 패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도 전환기에서 이행기로 내려오는 패턴이다. 17세기가 이행기에서 전환기로 올라가는 패턴이라면 지금은 전환기에서 이행기로 내려가는 패턴이다. 우리시대 패턴은 13세기 중세의 내려오는 패턴과 비슷해 중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양 도시-봉건제에서는 직접적으로 배울것이 있다. 그렇기에 스스로 12-13세기 사람이라 말했던 이반일리치의 책을 주목해야 한다. 

반면 동양은 원나라에 다소 가려져있다. 본래 올라가는 이행기는 제국이고 내려오는 이행기는 도시국가 형태인데 13세기 거대한 원나라는 일종의 세계공화국적 양상이다. 그러나 기원전 6-4세기의 고대그리스와 춘추전국시대는 도시국가 형태로 지금 우리 시대의 양상과 거의 비슷하다. 더구나 나는 시대를 800년 단위로 예술-종교-철학의 시대로 구분하는데 우리 시대는 철학의 시대로 이 또한 기원전 6-4세기와 같다. 여러 점에서 고대그리스와 춘추전국은 우리시대랑 유사한 현실적 이념적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연표를 참고)


이런 점을 잘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혁명의 시대가 아니라 새로운 이념이 형성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데카당스적 죽음의 충동은 이미 지난 세기에 마무리지었다. 그리고 이 폐허속에서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독특하게도 구체제세대와 모던세대, 포스트모던세대가 공존하며 이런 현실이 잘 보이지 않는다. 문화적으로는 포스트모던하면서도 정치적으로는 구체제와 모던이 겨루는 양상이다. 정치와 현실이 이반된 상황이다. 이것은 근대 한국의 특수성때문이다. 어쩔수 없다. 


지금은 과도기다. 물리적 제약(나이 제약)으로 구체제 세대는 약 10년 정도후(2025년)에는 상당히 뒤로 물러나게 된다. 그러면 과연 지금 포스트모던 세대가 이를 이어받을만한 자격이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이런점에서 나는 주변 분들에게 공부를 독려한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라는 말이다. 현상 하나에 휩쓸려 이리저리 끌려다니지 말고, 지금 일어나는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아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내가 보기엔 지금이 문제가 아니라 미래가 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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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2015년 연표를 작성하던 중 작성한 글입니다. <역사는 디자인된다> 책이 2017년에 나왔기에 약 2년여간 연표는 진화를 거듭했습니다. 책에 나온 사이트는 소멸되었고 종종 연표를 요청하는 분들이 종종 있어 브런치에 올립니다. 브런치에 올린 연표는 2500년의 연표와 함께 200년의 디자인사연표와 지도도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공부하시는데 참고하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아래는 책이 나올 당시 작성된 글입니다. 

http://ecocreative.egloos.com/118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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