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다르고 '어' 다르다

by 윤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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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봉영 샘께 한국말을 배우면서 한국말의 가장 기본 바탕인 '아'와 '어'의 관계가 늘 궁금했다. 이 말소리의 느낌이 무엇인지 알면 한국말이 가진 느낌과 뜻의 관계가 또렷하게 드러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 최봉영 샘께서 드디어 '아'와 '어'의 바탕을 드러내는 글을 쓰셨다. 덕분에 복잡했던 머리 속이 상쾌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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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글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내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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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와 '어'는 쪽들의 흐름을 말한다. '아'는 '어'는 앞과 뒤의 관계다. '아'는 내 앞에 있는 쪽에게 내는 말소리다. '어'는 여러 쪽들이 나와 함께할때 내는 말소리다. 나의 앞과 뒤는 머리를 고정하고 있을때 180도이고, 머리를 움직일때는 360도이다. 그래서 '아'는 낱낱의 쪽에서 나아가는 말소리이고, '어'는 360도에 있는 여러 쪽에서 '아' 쪽과 함께하는 소리이다. 그래서 '아' 내 쪽의 말소리라 작은 느낌이고, '어'는 여러쪽이 함께하는 말소리라 큰 느낌이다. (찰랑, 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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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이미 말씀하셨듯 '아우르다'는 내 쪽을 기준으로 여러 쪽들이 모여 하나가 되는 것이다. 반면 '어우르다'는 내 쪽과 여러 쪽들이 서로 어울려 하나가 되는 것이다. '아우름'은 여러쪽의 정체성이 사라져 하나의 쪽으로 거듭난 것이고, '어울림'은 여러쪽의 정체성이 그대로 있으면서 서로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한자어로 '아우르다'는 '융합'이고, '어우르다'는 '화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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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와 함께 위아래의 관계도 사람의 중요한 바탕이다. 앞뒤가 '아'와 '어'의 관계라면, 위아래는 '오'와 '우'의 관계이다. '오'는 아래에서 내쪽으로 모이는 느낌이고, '우'는 내쪽에서 더 위쪽으로 나아가는 느낌이다. 내쪽은 하나이기에 '오'는 작은 느낌이고, 위로 나아가는 쪽들은 여럿이기에 '우'는 큰 느낌이다. (촐랑,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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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에서 나는 가장 아래에서 위로의 관계를 '절로-스스로-위해서-고마'라고 말했다. 한자어로는 '자연-자유-인위-공경'이다. 모든 것의 가장 위에 '고마'가 있다. 선생님은 한국사람에게 가장 위에 있는 존재는 '고마님'이라고 말하셨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어제 넘긴 책 원고의 마지막이 떠올랐다. 인용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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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존재하는 것들이 있기에 내가 살아갈 수 있다는 고마움을 느끼는 그 순간. 저는 이 ‘고마움’의 순간이 가장 큰 아름다움을 발견할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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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도 나는 '고마님'을 아는 순간이 '가장 큰 아름다움을 발견할 때'라고 적었다. 역시나 나에게 가장 큰 님은 '고마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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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선생님은 '아래 아'와 '큰소리 아' 그리고 '더 큰소리 어'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나는 모음은 입안에 있는 것들이 닿지 않는 홀소리고, 자음은 닿는 닿소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자음(닿소리)는 입안에서 어떤 소리가 부딪쳐 나는 소리고, 모음(홀소리)는 부딪치지 않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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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의 경우 입모양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데 이를 세종은 '천지인'으로 삼은 듯 싶다. 한글자소는 'ㆍ' 'ㅡ' 'ㅣ' 이다. 기본 천지인 자소에 'ㆍ'가 합쳐저 'ㆍ'보다 더 큰 'ㅏ'소리가 난다. 'ㅏ'보다 더 큰 소리는 'ㅓ'이다. 이 세가지를 발음하면, 'ㆍ'는 홀소리로 기본음이고 'ㅏ'는 입안 깊은쪽에 부딪침이 느껴진다. 그리고 'ㅓ'는 입안 입구쪽에 부딪침이 느껴진다. 한글에서 사라진 자소 옛 이응(ㆁ)을 발음은 어디일까... 이 옛이응이 '아'와 '어' 사이 어딘가에 있는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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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아'와 '어' 그리고 '오'와 '우'의 관계를 그린 도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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