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여러 생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여경 Sep 26. 2017

순환하는 역사

자연에 밤과 낮, 봄여름가을겨울의 반복 순환이 있다. 최소한 우리를 둘러싼 자연환경이 그렇다. 생명에도 탄생과 죽음이 있고, 이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반복 순환된다. 최소한 지구시스템 안에서라도. 이런 패턴적 삶을 인식하며 사는 우리에게 '순환 반복'은 오랜 자연의 법칙이었다. 심지어 역사까지도...


그런데 언젠가부터 역사는 순환반복이 아니라 직선주행을 시작했다. 도착점이 보일듯말듯 보이지 않는 그런 주행을 하고 있다. 안정적 주행과 도착을 위해라면 그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태도로. 근대의 상징은 철도다. 실제로 역사의 기관차는 많은 이들의 목숨을 동력으로 주행된다. 이것이 근대인의 정신으로 여겨진다. 근대란 성공이라는 역사 서사의 종말을 위해 달리는 폭주기관차이다.


나는 여기에 의문을 품고, 역사를 직선레일이 아닌 반복적인 순환으로 고쳐 보기 시작했고, 그 순환을 패턴으로 분석했다. 그러거나말거나 역사는 계속 달리고 있으며, 달리는 기차에 탄 사람들은 별반 관심이 없다. "눈앞의 현실이 팍팍한데 역사따위가 뭐가 중요해"라는 생각이 지배한다. 하지만 이건 한참 모르는 소리다. 내일이 중요하다면 역사도 똑같이 중요하다. 미래와 과거를 인식하는 뇌가 같은 영역(해마)이기 때문이다. 내일을 알고 싶다면 반드시 역사를 알아야 한다.


해마는 편도와 붙어있다. 편도는 두려움을 인식하는 영역이다. 때문에 공포와 불안에 사로잡힐때 자연스럽게 우리는 역사를 다시 돌아본다. 어쩌면 내가 역사를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은 것일까...

매거진의 이전글 마젠타 40주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