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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Nov 14. 2017

좋은 교육이란 무엇일까?

2008년에 첫 강의를 시작했으니 꼬박 10년이 되었다. 10년 동안 수업을 하면서 보람도 있었고, 좌절도 많았다. 돌이켜보면 가르치는 것을 즐긴적은 없었다. 원체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나는 학생들을 교육 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교육했던듯 싶다. 때문에 수업은 내 자신에 대한 좌절의 연속이었다. 실제로 피드백을 몇번 받았는데, 대부분 '무엇을 배웠다'고 말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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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았다. 믿고 맡겨주신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 내 수업은 전혀 통제 받지 않았고, 매번 좌절하는 나를 일으켜세우고 격려해주실 뿐이었다. 사람은 환경이 기른다. 나 자신의 노력은 눈꼽정도일까. 물론 눈꼽도 중요하다면 그렇지만. 여튼 누군가에게 받은만큼 다른 누군가에게 돌려주는 것이 그분들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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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넘기니, '좋은 교육이란 무엇일까?' '라는 근본적 질문를 던진다. 요즘은 이런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간 나는 좋은 교육을 '잘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목소리와 자세, 은유, 자료, 유머, 수업설계 등이 이에 해당된다. 물론 선생님의 열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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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형식과 기술에 너무 경도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형식적인 것에 앞서는 무언가가 떠올랐다. 바로 '내용'이다. 어떻게 가르치냐에 앞서 무엇을 가르치냐가 중요하다는 아주 자명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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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좋은 교육은 '어떤 것을 가르치고, 어떤 것을 가르치지 않아도 되는지'를 잘 판단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생각으로 스스로를 반문하면서 오늘 또 한번 좌절한다. 언제까지 나는 나를 가르쳐야 하는가... 나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돌려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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