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론>을 읽고 있다. 이런 대목이 나온다. "유럽은 모든 사람을 똑같이 만들려는 중국식 이상을 향해 확고히 나아가고 있다" 물론 이 문장은 비판적 의미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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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명은 최고의 현자들을 낳았다. 그 현자들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을 닮도록 체제를 구축했다. 물론 교육 시스템도. 그래서 문명의 다양성이 사라졌고 성장과 진보가 멈추었다. 성숙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때문에 중국은 약 2천년을 정체했다. 중국이 "더 개선된다면, 틀림없이 외국인에 의해서"야만 했다. 그리고 결국 그렇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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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쓰인 시기 유럽문명에 공교육이 확립되고, 약 200년간 중국이 겪은 상황을 유사하게 겪고 있다. 밀과 테일러는 이런 변화가 갖고 올 미래를 거의 정확히 논파한 것이다. 중국을 사례를 의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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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황은 거꾸로 되고 있다. 유럽은 고여서 썩고 있는데, 중국은 넘처 흐른다. 외국인에 의해 변화된 중국이 성장을 거듭하는 사이, 그 외국인들은 정체되어 있는 셈이다. 그리고 한국은? 정확히 둘 사이에 끼여 있다. 한 손엔 위안화를 쥐고, 다른 한 손엔 달라를 쥔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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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인용한 문장은 마치 EU와 현재의 미국을 내다 본 듯한 문장이다. 이 책이 1851년에 쓰여졌으니 대단한 통찰이다. 약 170년이 지난 지금, 이 부부의 자유에 대한 주장은 '호소'가 아닌 '경고'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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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가 이제 성장이 아닌 성숙의 단계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우리는 아직 성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선이후 지난 100여년 일제강점과 군부독재, 반공체제 속에서 과연 우리에겐 제대로 된 자유가 있었나,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있었던가. 자유와 다양성이 성장의 조건이라면, 어쩌면 우리는 이제 비로서 성장을 시작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