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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키타카존 May 18. 2023

어디 사시나요?

어디에 사는 것보다 어떻게 사는 것이 더 궁금한 사람이 되었으면...

 며칠 전 다른 부서 직원 몇 분과 점심식사를 하였다.

사실 그 부서 부장님과는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 단지, 같은 회사에 근무하니 얼굴과 성함정도 아는 사이였다. 점심을 먹다가 갑자기 훅 들어온 질문이 내 차례까지 왔다.

"어디 사시나요?"

"아네.. 저는 OO 동에 삽니다"

그때부터 그분은 우리 동네 아파트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셨다. 나름 부동산에 관심이 많으시고 잘 아시는 것 같았다. 다만, 사는 곳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약간의 평가가 있기는 했다.

경기도에 사시는 분과 강남에 사시는 분에 대한 평가는 왠지 달라 보였다.



 친하게 지내는 지점장님이 되신 형님은 나름의 기준으로 사람들을 분류하신다.

각자 졸업한 학교로 분류하신다.

그런데 그 졸업학교는 '고등학교'이다.

형님은 대학교는 너무 뻔하고 이야기하기 좀 민망하기도 할 때가 있으니 고등학교를 이야기한다고 하셨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고등학교는 본인이 성장한 지역을 이야기해 주니 "어디 사시나요?"의 질문과 조금은 연결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마치 "너 아버지 뭐 하시니?"의 질문과 같은 집안 배경을 조금은 알려주는 것이라고나 할까?

물론 그 형님은 이런 의미가 아니라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취지에서 고등학교 이야기를 꺼내신다. 당신이 좋은 지역의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꺼내시면서 말이시다. 물론 그 형님은 다른 분들의 출신 대학교도 다 기억하고 계신다.



 사는 곳, 출신 학교 외에 그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자체는 다니는 직장이 있다.

 직장이 누구나 들으면 아는 대기업이라고 하면 중소기업에 다니는 사람보다 더 인정해 줄 수도 있다.

또 다른 평가 기준은 직업이다. 전문직 종사자라고 하면 한번 더 쳐다보게 된다.


 왜 이런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 사람들을 평가하게 되는 걸까?

물론 잘 아는 사이가 아닌 이상,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인 이상 그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 자체가 사는 곳, 출신 학교, 직업 일 수 밖에는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것이 그 사람에 대한 선입견으로 작용한다면 그 사람의 내면을 알기도 전에 더 알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 평가 이외에도 어느 누군가를 평가하는 큰 기준은 외모이다.

그 사람이 키가 얼마인지? 체형이 어떤지, 살은 쪘는지 말랐는지? 얼굴은 어떻게 생겼는지 등 각자의 기준으로 평가한다. 외모에 따라 그 사람의 모든 걸 평가하는 오류를 범하는 경우도 있다.



만나는 사람들 중 가장 편한 무리는 '초등학교' 친구들이다. 어느 조건도 따지지 않고 만났던 친구들이기 때문이다. 편을 가르지도 않았고 함께 있어야 했던 친구들이기에 나이가 들어서 만나도 마음이 너무 편하다. 아무 조건도 없이 또 서로 간의 어느 이해 관계도 없이 만날 수 있어 좋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나둘씩 조건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사실 그 조건들도 따지고 보면 얼마나 나에게 이익이 되는 건지? 내 마음에 드는 건지? 하는 것들이다. 이렇게 조건들을 가지고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결국 가장 크게 잃는 건 본인 자신이 된다. 본인 주위에 진실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기 때문이다.


사는 곳이 어디인지? 어느 학교를 졸업했는지? 다니는 직장이 어디인지? 직업이 어디인지?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꿈이 무엇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건지? 등을  서로 아는 사람이 많은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도 해본다.

내가 사회에서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요즘 가장 관심 있어하는 게 무엇인지? 어릴 적 꿈이 무엇이었는지? 뭘 더 하고 싶은 건지?


그 사람의 사는 곳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는 지를 더 궁금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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